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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전부였던 우리들에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1만 8천개나 됐던 동네 빵집이 10여 년 만에 4천여 개로 줄었습니다. 2003년 1695개였던 전통시장은 2010년 1517개로 줄어 7년 째 매년 25개씩 없어졌고, 수퍼는 2001년 11만 685개에서 2009년 7만 9200개로 8년 사이 3만 1500여 개나 없어졌습니다.그 많은 상인들과 그 가족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왜냐하면 어렵사리 연명하고 있는 우리들의 생존 또한 언제 이처럼 추풍낙엽처럼 사라져가는 신세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한 사람 두사람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체와 단체가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업을 내팽개치고, 우리는 거리에서, 입법 현장에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그리하여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을 통해 전통시장 보호 및 SSM을 규제할 수 있게 됐고, 볼펜과 공구까지 팔겠다고 나서는 대기업 MRO를 어느 정도 규제할 수 있었습니다.역사상 처음으로 90여 명의 의원들이 모여 골목상권을 지키는 의원모임을 결성했던 일, 한미 FTA로부터 우리 소상공인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여 끝내 소상공인단체 법제화와 3천여억 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던 일,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여 대형 및 중소 가맹점간 수수료를 차별할 수 없도록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그 동안 우리는 쓰러져가는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습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더 멀고 험합니다. 유통법 상생법 법망을 피해 아직도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를 쓰고 자신들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혈안이 돼 있습니다. 재벌들은 전방위적으로 유통서비스업종을 통틀어 재벌제국을 만들기 위해 달려들고 있습니다.우리는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유통서비스업종에 대한 적합업종 지정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법망보다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재벌들을 규제하기 위해 정치권과 힘을 합쳐 유통법 및 상생법의 미비점들을 보완하고, 선제적으로 골목상권을 방어할 장치들을 마련해야 합니다.아직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있어서 법적으로는 대형 및 중소형 가맹점간 수수료 차이를 둘 수 없게 돼 있지만, 대형 가맹점들은 강력한 협상력을 토대로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소 가맹점들은 이러한 수수료 때문에도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지난 세월 유일하게 확인한 진실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운명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점. 우리가 단합하는 만큼만 역사는 변화한다는 점, 우리는 이 진실 하나만을 갖고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소상공인들도 떳떳이 후대에게 우리 일터를 물려줄 수 있는 소상공인 세상을 앞당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