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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이즈음이면 고향에서 부쳐온 큼지막한 햅쌀 자루를 보며 맛있는 밥을 먹을 생각에 행복해 하지만 이내 고민에 빠지게 된다. 먹던 쌀도 남아 있는데, 이 많은 양의 햅쌀을 어디에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난감해지는 것.

    쌀은 보관 상태에 따라 맛과 영양이 큰 차이가 나고, 자칫 방심하면 쌀벌레가 생기기 십상이다. 갓 나온 햅쌀의 싱싱한 맛과 영양을 쌀벌레가 망쳐버린다면 속상한 일.

    올바른 쌀 보관 요령으로 1년 내내 신선하고 맛있는 밥맛을 즐겨보자.
     
     
    맛있는 햅쌀 신선하게 먹기 1단계 - 직사광선, 습기, 냄새 차단!
     
    쌀은 도정 후 한 두 달이 지나면서 서서히 맛이 떨어진다. 쌀의 풍미와 영양을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기본적으로 직사광선, 습기, 냄새 차단은 필수다.

    쌀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건조되면서 금이 가고 그 사이로 전분이 빠져 나와 쉽게 상하게 된다. 따라서 되도록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습기 관리도 중요하다. 쌀이 수분을 머금으면 금방 눅눅해진다. 수분 함량이 수시로 변하면 쌀이 변질되기 쉬우므로, 쌀을 퍼낼 때에는 젖은 그릇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또 가정에서 쌀부대에 담긴 채로 주방에 두는 경우도 많은데, 주방은 물의 사용이 잦아 습기가 많고 각종 요리냄새까지 떠돌아 쌀 맛을 버리기 쉬우니 피하도록 하자.

    냄새 흡수력 역시 강하므로 세제, 기름 등 냄새가 강한 제품 근처에는 두지 말자. 만약 쌀에 잡냄새가 배였을 경우, 숯이나 원두 커피찌꺼기를 넣어두면 어느 정도 탈취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 쌀을 보관한다면 냉장고 안의 냄새가 쌀에 배이지 않도록 냉장고 전용 탈취제를 넣어두는 것도 좋다.
     
     
    맛있는 햅쌀 신선하게 먹기 2단계 - 도둑 쌀벌레, 사전 예방
     
    쌀벌레는 따뜻한 환경일수록 증식하기 쉽다. 때문에 여름에 쌀벌레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을과 겨울에 난방으로 인해 실내가 따뜻해져 여름철 못지않게 쌀벌레가 생기기 쉽다.

    쌀벌레는 우리 눈에 띄지 않게 쌀 표면 안쪽에 알을 낳는다. 이 알이 유충이 되면 쌀에 함유된 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뿐 아니라, 분비물에는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 쌀벌레인 쌀 바구미 한마리가 약 2,000개의 알을 낳는 등 쌀벌레는 한 번 생기면 번식력도 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쌀벌레 예방에는 쌀통에 마늘이나 붉은 고추를 넣어두면 도움이 된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과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쌀벌레 발생을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마늘이나 고추는 특유의 강한 냄새가 쌀에 밸 수도 있으니 전용 퇴치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현재 시중에는 천연 식품첨가물로만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 이들 제품들은 이미 번식한 쌀 바구미, 쌀도적, 화랑곡나방까지 없애주며, 곰팡이 방지성분이 함유돼 쌀을 더욱 싱싱하게 보관해준다.
     

    맛있는 햅쌀 신선하게 먹기 3단계 - 보관 용기도 잘 선택하자
     
    쌀을 개봉한 채로 아무렇게나 방치하면 쌀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 따라서 쌀도 적절한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쌀 보관으로 알맞은 용기로는 항아리, 밀폐 용기, 페트병 등이 있다.

    항아리는 자체 숨구멍이 있어 통풍은 원활하고 습기는 막아줘 쌀의 신선도를 지켜주는 전통 쌀 보관용기다. 단, 항아리를 젖은 행주로 닦으면 항아리가 물기를 흡수해 쌀의 변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꼭 마른 행주를 사용해 닦아야 한다. 뚜껑을 열어 놓으면 쌀의 수분이 날아갈 수 있으므로 뚜껑은 꼭 닫아놓자.

    밀폐용기는 습기를 차단해 쌀의 산화를 막아주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한 쌀 보관용기다. 특히 밀폐용기에 쌀을 넣고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 15℃ 이하의 저온상태로 저장하면 보다 오랫동안 보관 가능하다.

    남은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알뜰한 방법도 있다. 페트병을 깨끗이 씻어 건조시킨 후 깔때기를 이용해 쌀을 담고 뚜껑을 꽉 닫아 놓으면 쌀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