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포기하고 본업인 ‘중국무역’ 시작 작은 거래도 정성다해 관리 ‘부활 신호탄’


  • 휴대폰 소리에 마음까지 불안해 지는 문재민(35·사진) 씨. 
    전화번호를 보고 카드회사 독촉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슬며시 내려놨다. 

    문 씨가 카드회사 전화를 피하게 된 이유는 10여 년 전 치킨가게로 요식업에 뛰어든 이후다.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시작했던 사업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반응이 좋았다. 
    장사가 잘 되면서 주변에서 분점을 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게 됐다. 
      
    이대로만 된다면 돈 모으는 것 따위는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탄대로 나아가던 문 씨에게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조류독감]. 
      
    정부에서 익혀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소비자들은 외면했다. 
    몸집을 불렸던 것만큼 손해도 함께 커졌다.

     “가맹점들에게 물건을 먼저 준 후 대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매출이 급락하면서 음식재료는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게 됐죠.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보증금을 받고, 
    미수금이 생기면 보증금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본사에서 손해 볼 일이 많지 않습니다. 

    사업규모가 작기도 했고 가맹점주들을 믿고 해 
    보증금을 없다시피 시작했습니다. 

    이게 나중에는 막대한 손해로 돌아왔습니다. 
    5천만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제 가슴을 억눌렀습니다.”



    투자금까지 합치면 당장 억 단위의 돈이 사라지게 됐다. 

    미수금을 받으려고 재촉도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가맹점주 분들이 돈이 있으면서 갚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받아냈겠죠. 

    이들도 저와 같이 망하게 생긴 처지였습니다. 
    달라고 해보기도 했지만, 
    업체들도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받아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갖고 있던 돈을 탈탈 털어 빚을 최대한 갚고, 
    사업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도 급한 데로 카드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카드빚이 3천만원으로 늘었다.
      
    사업의 쓴 맛을 보고 무일푼이 된 문 씨는 앞이 캄캄했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수입이 절실해진 만큼 떡갈비 식당에 취업했다. 
    일하면서 문 씨의 사업가 기질이 또다시 발동하기 시작했다. 
    떡갈비 맛을 연구하면서 사업 구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업 계획이 마무리되면서 재기를 위한 준비를 했다.
      
    이때 문 씨의 발목은 잡은 것은 [카드대금 연체] 기록이었다. 
    신용등급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찾아가는 은행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일어서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상담을 받을 때마다 듣는 답은, 
    카드빚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져 
    대출받을 수 없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아, 이제 모든 끝이구나, 하는 절망감이 몰려왔습니다.”

     

    대출을 알아보던 중 미소금융에서 저신용 창업자에게 대출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게 보증금을 내기 위한 대출 서류를 준비하던 중 건물주인이 난색을 표했다.

     “어려움이 닥치자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대출 서류를 만드는 과정에서 
    건물주인이 
    제가 신용등급이 낮아 
    미소금융 대출을 받는 사실을 알고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죠. 


    성실함과 사업 계획이 분명했는데도 믿어주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었습니다. 

    미소금융 지점에서 건물주를 직접만나 설득해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소금융에서 2천만원을 대출 받아 가게 보증금을 해결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잠을 줄이고 좋은 재료를 써가며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최선을 다하자, 
    매출이 점점 늘어났다. 

    재기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구제역>이 유행하면서 매출이 바닥을 친 것.

    “가축 유행병을 2번이나 겪으면서, 
    요식업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2번의 사업에서 흥망을 경험하면서, 
    비싸고 중요한 교훈도 얻었습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죠. 
    지금 잘나간다고 가만히 있으면, 
    위기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사업이 잘 될수록 더 크게 성장하면서, 
    위기에 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요식업에서 2번의 실패로 교훈을 얻은 문 씨는 예전에 했던 무역업으로 눈을 돌렸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했던 일이기도 하고, 
    아버지가 평생을 몸담아 왔던 일이어서, 
    어려서부터 보고들은 바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문 씨가 운영하고 있는 <웰칙코리아>는, 
    중국공장을 이용한 OEM생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지사를 중국법인으로 두고 공장에 직접 찾아다니며 한국기업들의 생산을 연결해준다. 
    무역업이 고객과 신뢰가 첫째 조건인 만큼 초반에는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재구매고객사들이 늘어나고 소개가 이어지면서, 
    연 5배 이상 성장하는 달콤함을 누리고 있다.

    “실패의 경험을 한 만큼 매사에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50만원 남는 건수라도 
    여러번 업체 사장님을 찾아가 제품의 특성을 이해해 공장에 전달하고,

    진행사항을 수시로 알려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작았던 거래규모도 점차 커지고 소개도 늘어났습니다. 
    대형 무역업체에서는 중개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중국법인이 중국공장들과 직접 계약해 
    중국내에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생산 중에도 제품 확인과 생산 완료 후 검품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제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꼼꼼히 신경써주다 보니 신뢰가 쌓인 듯합니다.”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회사를 보면 문 씨는 뿌듯하다. 
    이제는 빚을 모두 다 청산하고 모으는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다. 
    가장 힘든 시기에 믿고 손을 잡아준 미소금융에 고마운 마음을 남기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이 망한 후, 
    떡갈비 사업을 시작할 때, 
    미소금융마저 저를 외면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미소금융을 만나면서 제 인생이 전환됐습니다. 
    이제는 희망이 생겼고 작은 성공도 이뤘습니다.” 


    고희정 기자 meg@newdaily.co.kr
    사진.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