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개업은 금세 폐업은 마음대로 못해


롯데 세븐일레븐에서,
저수익 점포를 위약금 없이 폐점시켜주겠다고 공식발표를 하자,
[우리 점포도 폐점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한 가맹점주가 하소연 섞인 제보를 했다. 

뉴데일리경제 <시장경제신문>에서 현장 취재에 나서자,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가맹점주들의 제보가,
이메일로, 전화로 이어졌다.

의문이 들었다. 
“생업일텐데 왜 저렇게 그만두고 싶어할까?”


편의점은 다른 프랜차이즈와 운영시스템이 약간 다르다.

개점시 본사에서 인테리어를 위해 약 6000만원을 투자한다.

가맹점주는 가맹비, 상품보증금, 교육비를 포함해 2,200만원,
담보를 위한 보증보험료 약 400~800만원을 투자한다.
상가마다 초기투자금액에 차이는 있지만 약 3천만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상가 임대를 위한 권리금과 보증금은 별도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가맹점과 본사는 매출이익의 65:35 비율로 나누며,
평균 일매출이 120만원 수준이다.

일매출이 100만원도 안되는 점포도 많다고 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매출이익을 평균 7:3 비율로 나누며,
평균 매출이 14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일매출이 100만원인 점포의 경우 월매출은 3천만원. 
매출이익은 매출액의 28% 수준으로 약 840만원이다.
이 중 가맹점주는 546만원, 본사가 294만원을 가져간다.
 
가맹점주가 한달에 546만원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매출이익에서,
[월세], [전기세의 50%(나머지 50%는 본사에서 부담)],[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

보증금이나 권리금을 마련할 때 대출이 있었다면,
추가 지출도 있다.
 
인건비는 24시간 356일 1명만 배치한다고 가정해,
최저임금(4,860원✕24시간✕30일)으로 계산할 경우,
350만원이다.

월세는 150만원,
전기세는 20만원
으로
비교적 저렴한 수준으로 가정해보자.

가맹점주들의 손에 남은 돈은 26만원이다.

계약담당직원에게 매출이익에 대해서만 자세히 안내받았던 점주들은,
막상 순이익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폐점을 희망한다는 것. 

가맹점주들은 대개 순이익을 높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최소화하고,
본인의 근무시간을 늘린다.

하루 14~16시간을 휴일도 없이 일하다보면,
몸에 이상이 찾아오고,
일하면 일할수록 건강악화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근무 중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는 것이라고,
가맹점주들은 토로한다.
 
가맹점주들은,
아무리 일을 해도 돈을 모으지 못한다며 억울해 하지만,
모든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법의 도움을 받기는 힘들다.

그나마 계약 과정에서,
본사의 허위사실 제공이나 문서위조에 대한 증거가 있는 점포의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물량 밀어내기를 당했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소송기간이나 비용적 측면에서,
개인인 가맹점주가 대기업인 본사를 상대로,
싸워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세븐일레븐 점주들이 자살로, 업무과다로 죽어가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최저인건비를 줄 수 없는 주인들은,
쉬지 않고 일한다.

얼마 전에도,
세븐일레븐 가맹점주가 근무하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우리점포는 폐점까지 갈 상황은 아니지만,
운영할수록 적자폭이 늘어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 인천의 한 세븐일레븐 가맹점주
  (
본사에서 줄 불이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


상생경영을 약속하며 폐점시 위약금을 면제해 주겠다고 발표한 세븐일레븐 측이,
폐점을 원하는 점포들과 합의를 이루길 기대해 본다.


고희정 기자 meg@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