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영세상인 등 거센 반발로 7일만에 접은 통큰 치킨이 되지 않기를
  • ▲ 산업부 권지예 기자
    ▲ 산업부 권지예 기자

    이마트 소시지가 나온다.

    이마트가
    7일 용인 죽전점을 시작으로 올 2월에만 4개 점포에 '독일 정통 프리미엄 소시지'를 판매하는 신개념 '프리미엄 소시지 즉석제조 매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고객이 주문하면 그 양만큼 생고기를 갈아서 즉석으로 소시지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가격도 비슷한 종전 제품의 반값 정도로 저렴하다. 이를 위해 국내 돼지고기 생산자 단체인 도드람푸드와 소시지 제조 중소기업 견우푸드 제휴했다.

     

    20108'대형피자'에 이어 이마트가 PB 상품 개발에 또 나섰다. 이번에는 소시지다. 관련 중소업체들이 '긴장모드'에 돌입 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가 자체 PB상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한숨 내쉬게 한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롯데마트는 201012'통큰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치킨을 단돈 5000원에 대량 판매한 적이 있다. 당시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이 같은 통큰 판매를 1년 내내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판매 1주일만에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영세 치킨업체들의 반발이 들끓었고 여기에 비난 여론까지 더해졌다.

     

    노 사장은 스스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동반성장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소시지'에서도 통큰 치킨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왜일까. 들고 일어날 영세상인은 없을지라도 속앓이 할 중소업체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유통사의 과다수수료 때문에 마트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유통사가 직접 뛰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소시지를 제조하는 업체는 약 100여개로 그 규모는 약 2조원정도. 특히 소시지 제조업종은 CJ푸드빌이나 롯데푸드 같은 대기업의 점유율이 중소 제조업체들의 점유율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중소기업과 제휴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대형마트의 모습은 좋다. 그러나 또 하나의 판매 경쟁이 시작된 소시지 제조업체들의 '시름'도 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