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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서 10여년째 렌트카 업체를 운영하는 이석남(가명·46)사장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최근 몇 년사이 막강한 자금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무기로 한 대형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렌트카 업계에는 몇년사이 KT렌탈을 비롯을 AJ렌터카, 현대캐피탈, SK네트웍스, 동부익스프레스, 레드캡투어, 삼성카드, 아마존카, 오릭스캐피탈코리아 등 대기업계열사 10여 곳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사장은 "최근 렌터카 산업의 성장세가 높다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대기업들이 렌터카 사업 진출을 위한 금융회사 방문이 잦아졌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며 "렌터카 시장이 동반성장업종으로 지정되기 전 최대한 시장을 확보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 중소 렌터카 업체들을 고사시키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 렌터카 업체를 지원키 위해 올 상반기 신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렌터카 시장을 지정품목으로 정하고 중소렌터카업체들의 비중이 높은 보험대차시장에 한해 대기업의 시장 진입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는 최근 3~5년간 대기업이 대거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중소기업 시장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주로 전방산업에 포진했던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동안 중소기업이 주도했던 이들 영역을 파고들면서 대기업의 독과점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기업 계열사들이 장단기 대차시장은 물론 중소 렌터카 업체 비중이 절대적인 보험대차 사업에까지 진출하면서 중소업체들이 이 분야만이라도 적합업종을 지정해달라고 읍소하고 나섰다.
지난 2009년부터 KT렌탈, 동부익스프레스, 아주렌트카가 장단기 렌트카 영업군 외에 새롭게 보험대차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이 같은 대기업 계열 회사들의 진출에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결국 중소업체들이다. 전국 렌터카 사업자 중 500대 미만 중소 규모 영세 사업자 비율은 95%에 달하지만 전체 점유율은 30%대에 불과한 게 현실. 자본력이나 마케팅 능력에서 열세인 이들은 최근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대기업 추가 진출이나 확장을 경계하는 눈치다.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장기대차, 단기대차, 보험대차 등 전체 렌터카 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매출기준으로 70%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 렌터카 사업자 중 95%가 넘는 500대 미만 중·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생존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렌터카 업계에는 ‘울며겨자먹기’로 대기업들이 장기대차, 단기대차, 보험대차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중소업체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보험대차 사업에서만이라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소비자의 권리를 내세우며 사업부문 확장을 당연시 하고 있지만 결국 줄세우기와 독과점 피해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렌터카 사업은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다.
줄세우기나 독과점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동반위가 대기업 진출을 제한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6차 회의를 통해 지정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