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전반 줄약세…‘10년 무사고’ 에어부산 3%대↑참좋은여행 등 여행주 동반 하락…정국 불안 겹악재“항공 여객 수요 타격 불가피…사회적 불안감 대두”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영향으로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여행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8210원)보다 8.65% 하락한 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개장 직후 14.01% 하락으로 출발해 장중 15.71% 급락한 692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13만주, 525억원으로 집계됐다.이날 제주항공을 품은 애경그룹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애경케미칼은 3.80% 하락했으며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와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산업도 각각 12.12%, 4.76% 급락했다.이는 전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영향이다. 이 사고로 항공기가 전소하면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됐다.또한 참사 하루 만인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동일 기종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결함으로 회항해 실망감이 커진 모습이다.제주항공 참사와 주가 급락은 항공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포함된 ‘KRX 운송’ 지수는 전장(991.98)보다 0.16% 하락한 990.36으로 거래를 마쳤다.종목별로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은 3.23% 하락했으며 ▲대한항공(-3.00%) ▲진에어(-2.83%) ▲티웨이홀딩스(-2.03%)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반면 제주항공의 경쟁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부산은 3.14% 올랐다. 장 초반에는 25.56%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대부분의 LCC가 이번 참사 여객기와 동일한 보잉사의 항공기를 중심으로 운용 중인 것과 달리 에어부산은 전 항공기를 에어버스사에서 도입했다는 점이 부각된 영향이다. 또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2013년부터 현재까지 10만편 이상 운항한 국내 항공사 중 사고·준사고가 없는 곳으로도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이 밖에 한진칼과 아시아나항공도 제주항공에 대한 수요·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각각 1.34%, 2.16%씩 상승했다.국내 여행 관련주도 직격탄을 맞았다.참좋은여행(-5.59%)을 비롯해 하나투어(-2.16%), 노랑풍선(-2.02%), 롯데관광개발(-1.42%), 모두투어(-0.72%), SM C&C(-0.64%) 등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앞서 이들 종목은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정책으로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환율로 하락 전환한 바 있다. 이번 무안 여객기 참사가 겹악재로 작용한 셈이다.시장에서는 이번 참사로 당분간 항공·여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 현실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불안정한 국내 정세와 경기 부진까지 맞물려 이번 참사 이후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안은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항공업종 투자 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참사인데다 국내 정국 불안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여행 수요 타격과 여행주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