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의 기관사는 바꾸지 않는 법" '세계 20대 명품도시' '깨끗한 지역 일꾼' 주창
  • ▲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 유한식ⓒ제공=새누리당
    ▲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 유한식ⓒ제공=새누리당

     

    싱거운 승부였다.

     

    불꽃튀는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누구도 쉽사리 승부를 점칠 수 없었던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경선의 결과다.

     

    前 세종시장이었던 유한식 후보(64)는 827표(58,9%)를 얻어 前 행복도시건설청장을 지낸 최민호 후보(57)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사실 경선을 앞두고 유 후보를 향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았다. 과연 유 후보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넘나들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최민호 후보의 거센 도전을 극복할 수 있겠냐는 의문에서다.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갖가지 잡음도 유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어렵지 않게 벽을 넘어섰다. ‘세종시에서 나고 자라고 지역주민과 동고동락하며 일했다’는 유 후보의 ‘지역일꾼론’이 여전히 강력한 위세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물론 세종시당 장악력, 지지당원 확보 측면에서 유 후보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민선거인 투표,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도 모두 유 후보가 앞선 것은 의외의 결과란 분석이다.

     

    "달리는 열차의 기관사는 바꾸지 않는 법이다. 이제 막 궤도에 올라선 세종호 열차의 성공운행을 책임지겠다"

     

    '세종의 일꾼'을 자임하는 유 후보는 세종시 연서면에서 태어났으며 대전고와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뒤 농촌진흥청 기술공보담당관, 충남 연기군 농촌지도소장, 연기군수 등을 지냈다.

     

    천부적인 일 욕심에 특유의 뚝심과 친화력까지 겸비해 그는 벌써 군수 2번과 시장직을 한차례 수행했다. 하지만 그의 재임기간은 세번을 모두 합쳐 5년 2개월에 불과했다.
    첫 보궐선거 당선후 두번째 임기 수행중에 세종시 특별법을 위해 군수직을 던졌고 초대 시장직도 2년을 채 넘지 못했다.

     

    그의 바람은 '세종 사랑론'이다.

     

    신도시 입주민이든 조치원 읍민이든 모두 세종시민일뿐라는 얘기다. 지독하게 지역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뼈를 묻어야 하기에 앞장서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선거 때문에 부득이 휴학했지만 그는 현재 대전보건복지대학 물리치료학과에 재학중이다. 언젠가 물리치료 봉사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갖고 있다.

     

    막 경선을 치른 뒤지만 유 후보측은 벌써 본선에 대비한 치밀한 전략을 짜고 있다. 예의 '일꾼론'과 '세종 성공론' 주메뉴이다.


    "2년 전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세종시를 출범시키며 삭발과 죽음을 건 단식으로 세종시를 지켜냈다"

    "박근혜 대통령 신뢰의 상징이 세종시이며 세종시가 박근혜 정부 성공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세종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세종시특별법 개정안 통과, 정부세종청사 시대 개막,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2030 도시계획 수립, 명학산단 맞춤형산업단지 추진, 촘촘한 복지안전망구축 및 창조문화 명품교육 환경조성 등 출범 초기 기반을 다져왔다. 다시 한번 헌실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유 후보는 이와 함께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분원 설치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조기 이전 △안전행정부 이전 추진 △과학벨트 기능지구 연계 외국교육기관 유치 △여성친화도시 조성 △맞춤형 복지망 확충 등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역 현안으로 부상한 균형발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국립농정원 유치와 민원실 존치를 통한 현 시청사의 활용방안 △수도권 전철 경유와 행정타운 조성 등 조치원읍 활성화 구상 △예정지역과 읍·면 지역 간의 유기적인 발전을 제 1의 과제로 제시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일소하고 컨벤션 효과를 이어가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을 봉합하고 최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반영하겠다"며  "6·4지방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에 이바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후보측도  "새누리당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기실 유 후보는 최 후보측의 지지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박빙이 예상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하려면 신도시에 많이 몰려있는 최후보 지지층을 끌어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 ▲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 유한식ⓒ제공=새누리당

     

     

    유 후보측은 내심 '정당대결'과 '보혁대결'을 바라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지지율과 새누리당의 정당지지율을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십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일꾼론’을 앞세워 ‘정당대결’로 선거를 끌고 가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인 셈이다.

     

    상대후보인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측도 이같은 점을 잘알고 있다. 최 후보의 패착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인물’에 대한 공세는 자제하면서 선거를 철저하게 정책대결 구도로 치르겠다는 심산이다.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라는 프레임은 버린지 오래다.

     

    이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세종시 원안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 따라서 시책 추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결혼할 때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가문만을 따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야당시장’이 아니라 ‘세종시장’이 되겠다”고 일찌감치 선을 긋고 나섰다.

     

    이제는 본선이다.
    유 후보와 이 후보는 두 번째로 맞붙는다. 지난 2012년 4·11 총선과 함께 치러진 세종시장 선거에서 자유선진당 소속이었던 유 시장이 41.7%를 얻어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이 후보를 눌렀다.


    예상을 깬 유한식 후보의 새누리당 경선 압승은 다가올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유 후보측은 본선대결에서도 ‘깨끗한 일꾼론’은 분명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가 어떻게 발전해야하는지를 일로써 평가를 받겠다는 이유다.


    비록 과열양상을 띠긴 했지만 새누리당 경선의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역대선거에서 국민경선이 여론의 관심을 끌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20대 명품도시'를 주창하는 유한식 후보, '정품 행정수도'를 내세우는 이춘희 후보간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