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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하는 논쟁은 주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맹자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창했다. 인간에게는 천성적으로 사물을 좋게 보고 발전적인 쪽으로 이용하는 양지양능(良知良能)이 본성이 갖춰져 있고, 이 것에 의해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반면 순자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악하고, 선은 인위적인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고 봤다. 그는 이 성악설(性惡說)을 기초로 나라의 제도와 법률을 엄격하게 정비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아담 이후 원죄(原罪)를 안고 태어나기 때문에, 거듭남을 통해 천사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다가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인간이 마음 속에 천사와 악마의 두 존재를 갖고 태어나는데, 교육과 스스로 수양 정도에 따라 선한 성향이 강한 사람, 악한 성향이 강한 사람으로 나뉘어진다는 선악공존설도 지지를 받고 있다.
인간의 본성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들 정도의 갑작스런 사고나 큰 사건 때 적나라하게 드러나곤 한다. 특히 1대 1의 관계가 아닌 수백명이 관계된 상황이 되면 책임감이 분산되면서 집단적 신드롬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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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욕 퀸스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구호 요청과 함께 40분 이상 계속된 살인 현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어느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관계되는 경우 위험을 무릎쓰고 상황을 해결하는데 나서기 보다 구경하는 방관자로 변해버리는 인간의 성향을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이라고 한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건은 인간의 본성들이 극명하게 드러난 현장이었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자신들만 살겠다고 앞다퉈 승객들을 버리고 도주한 선장과 선원들이야말로 성선설, 성악설을 논할 가치도 없는 ‘악마적 살인자’급의 인간들일 수 밖에 없다.
반면 배가 순식간 바다에 빠져드는 최악의 상황에서 자기 목숨을 내놓고 남들을 구한 교사, 일부 승무원, 학생들이야말로 의인(義人)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위대한 감동을 안겨줬다.
세월호 승무원 고 박지영(22·여)씨는 사고 직후 구조된 학생들이 그의 의로운 활동을 증언해 세상에 소개됐다. 승객들은 “박지영씨가 출입문을 열쇠로 잠가 탄탄한 바닥이 되게 만들었고 50여명의 승객들이 무사히 다른 출구로 건너가도록 도운 후 본인은 맨 나중에 나가겠다고 했으나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과 양온유 양은 사고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양보한 뒤 다른 친구들을 구하러 가겠다며 선내로 몸을 던졌다가 희생됐다. 가장 먼저 119에 세월호 침몰을 신고한 최덕하(17)군은 구명조끼를 여학생에게 양보하고 본인은 싸늘한 주검으로 선내에서 발견됐다.
단원고 남윤철·최혜정 교사는 제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분투하다 운명을 달리했다. 양대홍 사무장과 선내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김기웅씨, 승무원 정현선씨는 승객을 대피시킨 뒤 다시 선내로 들어가서 구조활동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사고에서 보여준 이들의 행동이야말로 극한 상황에서 자신들을 희생시킨 ‘영웅’이었다.
사고 발생 후 실종자들을 직접 찾겠다며 민간 잠수사로 봉사하다 숨진 이광욱씨, 모금해온 성금을 ‘다른 희생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한 고 박지영씨의 어머니는 또 다른 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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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안전보다 돈에만 눈이 멀어 파행경영을 일삼은 청해진해운의 유병언 회장과 선장, 선원들의 악마적 행태, 정부와 해경 간부들의 안일한 대응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가슴이 패였다.
자식 잃은 슬픔으로 망연자실해 하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몸에 밴 고고한 자세를 떨치지 못한 공무원들, 선사와 유착해 사고 이후 수습 과정에서도 미스터리한 행동을 거듭하고 있는 해경의 행태는 분노에 또 다른 분노를 쌓아왔다.
절망으로 가슴이 시커멓게 타버린 우리 사회에 이들 빛나는 ‘선한 영웅’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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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와 의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이상 이 땅에 원시적인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산 자’들의 몫이다.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상황만 잘 넘기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 공무원들, 희생자 가족을 내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의 행태다. 이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한 또 다른 대형 참사들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년에 걸쳐 차분하게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미국, 일본의 사례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차근차근 우리 제도와 행정에 응용하고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의회가 9.11테러 이후 2년에 걸쳐 뉴욕의 소방수, 간호사부터 대통령 증언까지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해 국토안보부라는 강력한 국민재난 보호기구를 발족시킨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선박사고들이 또 다른 대형사고의 전조(前兆)가 아닌지 국민들은 마음 졸이고 있다. 각 사고들을 들여다 보면 안전문제들이 심각해 언제 또 다른 대형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제발 이번에는 정신을 차리자. 이젠 ‘초대형 사고 공화국’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박정규 뉴데일리경제 대표
◆ 유병언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
http://biz.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005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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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언론사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의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유족 측은 "유병언 전 회장은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 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3.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 및 전두환 전 대통령, 전경환씨 등과 유착관계가 없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4.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지난 10월 검찰은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했다"고 확인해 줬습니다.
5. 유병언 전 회장의 개인 신상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해외 망명이나 밀항을 시도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실소유주가 아니며 2,400억 재산의 상당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영농조합 소유"라고 밝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언론사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법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사건을 여론재판으로 끌어간 세월호 사고 관련 보도 행태를 돌아보고, 법치주의 국가로서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