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딴따라 만들어야"...콘텐츠 중심의 글로벌화가 핵심
  • ▲ (좌측부터)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이병선 다음, 김성철 교수, 김문연 디즈니, 성기현 티브로드.ⓒ
    ▲ (좌측부터)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이병선 다음, 김성철 교수, 김문연 디즈니, 성기현 티브로드.ⓒ

이날 현장에는 '미디어 경영'을 주제로  미디어 기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포털, 케이블, 콘텐츠 전문가들은 허심탄회하게 미디어의 과거,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30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토론회에서사회를 맡은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미디어 환경에서 다음 카카오 합병, KBS 파업이 화제가 되고 있고 앞으로 FTA 시장이 개방된다. 해외에서는 중국 텐센트, 바이두가 떠오르고 있으며 미디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에선 미디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미디어 경영 "기존 틀이 깨지고 있다"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 "크롬캐스트 한국에 들어오고 미국 에어리어(Aereo)는 지상파를 재전송 하는 등 OTT들이 기존 판을 흔들고 있다. 다음이 카카오 합병하는 것도 국내에서 판을 흔들겠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 보는 주요 트렌드는 기술 발전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 기존 틀이 깨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흐름이다."

김문연 디즈니코리아 사장 "현재 미디어 사업은 굉장한 위기다. 지상파는 물론 PP들도 어렵다. 전통 미디어 기업들이 미디어 중심으로 가는 게 맞는지, 콘텐츠 중심으로 가는게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전엔 콘텐츠와 미디어를 구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두가지가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 "모바일, 소셜 이 두가지가 우리가 보는 트렌드다. 지금은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소비하는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었다. 단순 참여를 넘어 자신들의 관계망을 통해 추천되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주요한 콘텐츠 소비로 이어진다. 가령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아니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소개하는 뉴스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다."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우리는 소액결제다. 광고 시장이 붕괴되고 음악 콘텐츠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소비자들의 소액 후원을 끌어내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딴따라 질을 하려면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것이 페이스북이다. 1~2만원 수준으로 광고를 하고 그 성과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관리가 쉽고 앞으로 금융 기능이 생기면 사람들 관계를 관리해 후원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수익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생존 방식이고 기회다."

미디어 경영 "기대와 우려.. 아픈점"

이병선 "신규 이용자는 늘지 않고 트래픽은 급속하게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모바일과 PC 수익구조가 다르다. PC는 키워드 광고가 가능하고 화면이 넓어 광고를 여기저기 붙일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은 광고를 붙일 곳이 없다. 모바일 트래픽 급증이 미디어 기업으로써는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모바일 시대에서는 사람과 사람 관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중요하다. 이러한 플랫폼을 갖는 것이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미디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잇는 방법이다." 

김문연 "콘텐츠 입장에서 볼 때 고 대표가 말한 '지속 가능한 딴따라 질', 결국 디즈니도 이거라 생각한다. 디즈니, 글로벌하고 돈 많이 버는 기업이지만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왔다. 약간의 채널도 갖고 있지만 근본적인 힘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디즈니 용어로는 스토리 텔링이다."

"디즈니는 스토리 텔링을 위해 투자, 기술우려, 시장조사 등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리서치 하고 분석한다. 이게 있기에 디즈니도 지속 가능한 딴따라가 가능했다."

성기현 "플랫폼이 지속 가능한 딴따라를 할 수 잇도록 해야 하는데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했다. 콘텐츠, 디바이스 모두 디지털이다." 

"하지만 업계는 아직도 아날로그 적인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위기이고 또 이것이 기회다. 이 변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면 위기는 몰락으로 갈 것이다. 개념의 변화, 패러다임 시프트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들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디어 경영, "어떻게 나가야 하나"

김문연 "페이퍼 위에서 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콘텐츠를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장 해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 것도 좋지만 콘텐츠 기업은 끊임없이 콘텐츠 이노베이션을 하는 곳이 오래간다."

"디즈니에 있었던 위기도 비즈니스 적인 부분에서 있었지 콘텐츠에 대한 노력에 집중했을 때는 아니었다." 

고건혁 "우리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캐릭터, 신뢰다.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하고, 아티스트는 자기 캐릭터를 잘 구축해야 하며, 회사는 아티스트가 잘 될 때까지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또 소비자와의 신뢰를 잘 구축해 서로 피드백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그럴 때 콘텐츠가 나오고 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성기현 "플랫폼 사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승패가 달려있다."

이병선 "많은 미디어 들이 위기를 잘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 다음 같은 경우에는 지난 2~3년 동안 경영 위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가 카카오와의 합병이다. 법적으로는 카카오를 흡수했지만 우리는 대주주가 바뀌었다. 카카오 대주주가 전체 통합법인 대주주로 바뀌는 변화다. 자기 오너십을 놓으면서까지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미디어 기업에게 던지고 싶은 키워드는 '기술 혁신 중심에 놓고 경영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가 글로벌로 가야 한다는게 말뿐이 선전이 아니라 지난 3년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모바일 시대는 모든 것이 글로벌한 관점 속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