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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회장이 이끌던 경남기업에 은행권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받아 주고 대규모 추가 대출을 해 준 배후에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이 은행권에 대출 외압을 행사한 주체로 지목한 김진수 당시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은 '깃털'일 뿐이고 '몸통'은 최수현이라는 것.
21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자금난에 시달리던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1~2개월 전부터 금융권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성완종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8월말 자신이 만든 지역 유력 인사 모임인 '충청포럼' 행사 직후인 9월3일 김진수 당시 국장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불러서 만났다.
이후 경남기업은 그해 10월29일 3차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이듬해 1월21일 6300억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경남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특혜 의혹 감사 과정에서 김진수 전 국장이 경남기업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인사는 "일개 국장이 어떻게 이런 중대 결정을 내리고 채권단에 외압까지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금감원 수장이 최수현 전 원장으로, 충남 예산 출신인 그는 성완종 전 회장과 가까웠고 충청포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현 전 원장은 2011년 3월 금감원 수석부원장 취임 이후부터 원장으로 퇴임한 지난해 11월까지 충청권 인사들을 중용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당시 은행 담당 부원장인 조영제 전 부원장은 충북 충주 출신이고, 김진수 전 국장도 충청권 출신으로 부원장보에까지 올랐다.
두 사람은 진웅섭 현 원장 취임 이후 '물갈이 성'으로 퇴진했다.
2013년 8월 성완종 전 회장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서산장학재단' 주관 세미나에도 최수현 전 원장과 조영제 전 부원장이 참석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듣기 위해 최수현 전 원장 및 김진수 전 국장과의 통화를 계속 시도했으나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고, 기자 신분임을 밝히면서 연락을 부탁한다는 문자메시지도 남겼으나 이에 불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