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규 상장 기업 대다수 공모가 하회…새내기株 연속 흥행 참패개인투자자, 금투세 폐지 불구 신규 상장주 투자에 자금 발목 잡혀공모주 침체 분위기 이어질 전망…"단기 차익실현 시도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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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모주(IPO)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투자에 실패, 자금이 묶인 개인 투자자의 경우 증시 상승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체 분리막 솔루션 전문 기업 에어레인은 코스닥 입성 첫날인 이날 30%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에어레인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공모가(2만3000원) 대비 30.78% 하락한 1만5920원에 거래되고 있다.이달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은 첫날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규 상장주들은 상장 첫날 주가 급락을 기록했다.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 폭을 보면 에이럭스(-38.25%)가 가장 컸다. 이는 국내 공모주 역사상 상장 첫날 최대 낙폭 기록이다. 이어 토모큐브(-38.06%), 에이치이엠파마(-28.7%), 탑런토탈솔루션(-28.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이러한 새내기주의 부진 흐름은 지난달 말부터 지속되고 있다. 기간을 넓혀봐도 9월 이후 신규 상장한 종목 17개(스팩 제외) 중 16개가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25일 코스닥에 상장한 질화갈륨(RF) 반도체 기업 웨이비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7.40% 하락했다. 씨메스(-23%), 에이치엔에스하이텍(-22.82%), 클로봇(-22.54%), 성우(-12.5%) 등도 상장 첫날 주가가 내렸다. 모두 최근 2주 새 신규 상장한 새내기주다.공모주 투자는 최소 야식값은 번다는 점에서 일명 '치킨값 투자'로도 불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장만 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잦아 투자자들 사이에선 '개미 손실 지옥'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신규 상장주에 투자하다 자금이 묶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공모주를 통해 단기간의 고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예상치 못한 주가 하락에 이른바 '물타기' 투자에 나서면서 더 큰 손실을 본다는 지적이다.이들은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선언 이후 시장이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로 접어들었음에도 전체적인 흐름에 타지 못하고 있다.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장일에 매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라며 "공모주 청약은 물론, 신규 상장주 매매도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정확한 투자 지표도 없는 신규 상장주에 무리하게 물타기를 통해 탈출 시도를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며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개별 종목‧실적장세 등 수급 개선이 기대되지만, 개인들만 이러한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업계에선 이러한 공모주 침체 분위기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해 희망 범위를 넘어 공모가가 결정된 종목들도 상장 당일 주가가 급락한 만큼 쉽게 주가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이후 종목별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면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라며 "전체적으로 종목별 수익률은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고 보유 시에도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말까지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들의 상장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기업가치가 적정한 기업을 중심으로 공모가 상단 초과가 나오고 단기 차익실현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