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은행 채권단 이탈, 신한도 고심내년에도 조선업 생존 여부 불확실성 판단
  • 우리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도 STX조선해양 채권단에서 빠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최근 여신위원회를 열고 산업은행이 부의한 STX조선해양에 대한 4500억원 추가 지원방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이 보유한 STX조선해양 지분은 1.1%로 추가 지원부담액은 적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우리은행과 같이 여신등급을 낮추진 않았지만 연말까지 충당금을 100% 쌓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추가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STX조선해양의 여신등급을 회수의문으로 등급을 낮추고 충당금을 쌓았다.

    이제 채권단에서 남은 민간은행은 신한은행만 남았다.

    아직 추가지원 결정을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지 않은 상태지만 SPP조선 추가지원에서도 반대의사를 내비친 만큼 이번에도 빠질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지금까지 채권단에서 STX조선해양에 쏟아 부은 돈은 4조5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추가 지원액은 2013년 STX조선과 맺은 자율협약 당시 지원키로 했던 4조5000억원 가운데 미집행된 금액이다.

    또 기존에 집행된 지원금의 대출금리가 3~5%인 만큼 1%로 낮추자는 게 산업은행이 내건 안건이었다.

    일단 시중은행이 빠져도 지원안 가결 요건인 75%는 충분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 채권단의 지분 비율은 산업은행이 48%, 수출입은행 21%, 농협 18%, 우리은행 7%, KEB하나은행 1.1% 등이다.

    국책은행 2곳과 농협은행만의 찬성만으로 75%를 웃돌기 때문에 STX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자 추가로 지원해야 될 금액은 각 500억원씩 늘어 적지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기업의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받지만 STX조선의 경우 청산가치가 매우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손실이 예상된다”며 “손실을 감안하고도 조선업에서 발을 빼겠다는 것은 향후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선업을 지원할 수 있는 은행은 이제 국책은행만 남았다는 불멘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SPP조선에서도 주채권은행 자리를 수출입은행에 넘기겠다는 뜻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성동조선 채권단에서도 우리은행이 이탈하며 조선사들이 시중은행에서 돈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TX조선은 4조원을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라며 “SPP조선 역시 채권단이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새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만큼 은행들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