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공익채권 승인하는 조건… 한진해운·조양호 회장 유동성 확보가 우선운송 정상화에 7백억~1천억 필요 추정…해외 터미널 등 추가 담보 여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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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국내로 들어오는 한진해운의 선박에 대해 최악에는 공익채권 형태로 지역 항만공사가 하역료 등을 대납하거나 지급을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아시아지역의 물동량 해결을 위한 최후의 카드라고 선을 그었다. 한진해운과 한진그룹 대주주의 추가 담보 제공을 통한 자금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견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항 대기나 거부 등 비정상적인 운항 상태에 있는 한진해운 선박 97척에 실린 화물 32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는 게 관건"이라며 "대륙별·거점별 항만을 선정해 이곳에서 화물을 하역하고 목적지까지 운송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거점 항만은 외국 법원으로부터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빨리 얻어낼 수 있거나 항만당국과 한진해운의 협상을 통해 입항이 가능한 곳, 처리 물량이 많은 곳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인도를 포함한 서남아시아 지역은 싱가포르, 구주 노선은 독일 함부르크, 미주 노선은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등이다.
윤 차관은 "법정관리로 기존 채무가 동결됐으므로 비정상적인 상태의 화물 처리에 700억~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선적으로 한진해운이나 한진그룹에서 해외 터미널 등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차관은 "다만 아시아지역 특히 동북아지역 화물의 경우 국내 항만으로 들어올 때 발생할 수 항만 사용료 등의 문제는 공익채권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공익채권은 다른 채권보다 최우선 변제 권한을 갖는 만큼 부산항만공사 등이 지급을 보증하거나 대납해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 차관은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방법"이라며 "한진해운에 해외 터미널 등 활용할 수 있는 담보가 있고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로 본다"고 덧붙였다. 해수부는 중국(23척), 일본(5척) 등 동남아 노선에 투입된 선박의 물동량이 12만~13만TEU쯤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