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 평균 9일보다 3.4배 증가… 고속철 230㎞로 서행사고·운행 장애 '0'건… 레일에 흰색 페인트 도색 등 예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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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승을 부린 불볕더위가 고속열차 운행 속도마저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에도 고온 관련 열차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불볕더위로 말미암은 고속열차 서행운전 일수는 총 31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3일, 2013년 11일, 2014년 5일, 지난해 7일과 비교하면 평균 3.4배, 최대 6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코레일은 뙤약볕에 달궈져 레일 온도가 고속선은 55℃, 일반선은 60℃ 이상일 때 구간별로 열차 운행속도를 늦춰 운행한다. 고속선은 최고속도를 기준으로 시속 300㎞를 230㎞로 늦춰 달린다. 일반선은 경부선의 경우 최고속도 150㎞를 70㎞로 늦춘다. 올해는 레일 온도가 60℃를 넘긴 적이 없어 일반선 열차가 서행한 사례는 없다.
코레일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서행 기준은 세계 공통은 아니어서 프랑스는 속도제한기준이 없다"며 "일본은 서행기준이 있고 우리나라와 기후가 비슷해 일본의 기준을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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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은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컬러 예방 기법을 도입했다. 차광 효과를 노려 레일 온도가 60℃를 넘을 것으로 우려되는 일부 선로에 백색 페인트를 칠했다. 빛의 반사율을 높이고 흡수율은 낮춰 레일 온도를 4도쯤 낮췄다는 설명이다.
비상대책본부를 통해 예방·감시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 3월부터 온도 변화에 취약한 구간을 전수 조사해 429곳에 대해 레일 길이와 위치를 재조정하고 궤도에 자갈을 재살포하거나 레일의 이음매를 집중 점검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폭염주의보가 30회를 넘고 폭염경보가 18회 이상 내려진 6∼8월에는 전국 95개 노선의 선로에 2500여명을 투입해 실시간 온도를 측정하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는 물을 뿌리는 등 순회점검을 강화했다.
강태구 코레일 시설기술단장은 "예방 활동을 강화하면서 올해 고온에 의한 사고나 운행 장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선로관리와 선제 대응으로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