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5개국 스테이오더 발효, 벨기에·호주 신청… 다음 주 스페인 등 3개국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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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말까지 한진해운 소속 선박에 실린 뱃짐의 90%를 내려 환적(옮겨싣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역 비용은 한진그룹의 600억원 지원으로 숨통은 트였다고 보고 앞으로도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하고 한진해운 관련 현황과 앞으로 하역진행 계획을 설명했다.
정부는 아직 뱃짐을 내리지 못한 62척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최대한 많이 하역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한진해운 소속 선박을 △해외하역 예정 선박(집중관리 대상) △국내복귀 예정 선박 △하역완료 선박으로 구분해 관리 중이다. 현재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35척(해외 18, 국내 17)이다. 집중관리대상 선박은 29척, 국내복귀 유도 선박은 33척이다.
정부는 집중관리대상 선박 29척은 이달 중 10여척에 대해 추가로 하역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말까지 운항 일정을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어려운 선박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박에 대해 하역을 추진키로 했다. 국내 복귀예정 선박 33척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음 달 말까지 국내항만에서 짐을 내려 환적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부산신항 한진해운 터미널에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10월 말까지 전체 한진 컨테이너 선박의 90%쯤이 하역 완료되는 등 사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뱃짐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자금은 한진해운이 지출하고 남은 시잿돈과 한진그룹의 지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지원을 약속했던 600억원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500억원의 사재를 내놓았다. 정부는 앞으로도 조속한 하역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채권자가 선박을 임시압류하지 못하게 막는 압류금지조치(스테이 오더)가 현재까지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독일 등 총 5개국에 발효됐다고 설명했다. 벨기에와 호주에 스테이 오더를 신청했고 스페인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3개국에는 다음 주 중 신청을 마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호주, 인도, 캐나다 등에 대해서도 차례로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진해운을 이용하려던 대기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대체선박 투입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동남아노선에 4척, 미주노선에 2척이 각각 투입됐다. 앞으로 동남아노선 7척, 미주노선 2척, 유럽노선 9척의 대체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진해운 선박에 승선한 선원의 신변 보호도 빈틈없이 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과 선주협회, 해상노조연맹과 연계해 매일 선원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선원의 주·부식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주·부식 보유량이 10일 미만인 선박에 대해선 한진해운에서 공급계획을 세워 보급할 계획이며 응급환자는 헬기 등을 이용해 인근 국가로 옮겨 즉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해운이 선원관리의 책임이 있는 선박은 총 59척(컨테이너선 37, 벌크 22)이며 승선 인원은 1238명(한국인 518, 외국인 72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