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이후 예비인가 신청, ‘속도 조절’ 고민끝 결정주주참여사 우리銀 활용한 협업관계 교통정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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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 시기를 1년 뒤로 잠시 미뤘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에 앞서 과점주주와 협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당초 계획했던 연내 지주회사 전환 목표를 내년 상반기로 미룬다고 밝혔다.

    연임 후 지속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꿈을 내비쳤지만 5월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목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광구 은행장도 케이뱅크 출범식에서 “올해 지주사 전환이 힘들 것 같다”라며 “올 하반기 신청하면 내년 3월이나 6월쯤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지주사 전환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를 받는데 60일, 본인가까지 30일 등 총 90일 정도 소요된다.

    하반기 예비인가를 신청해도 내년 쯤 본인가를 받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광구 은행장의 꿈을 위한 항해는 뒤로 미뤄졌지만 은행 안팎에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라며 반기는 무리도 있다.

    특히 과점주주로 참여 중인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우리은행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확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생명은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우리소다라은행)을 통해 방카슈랑스 상품의 현지화, 해외 방카슈랑스 핀테크 상품 및 서비스 공동개발 등을 전개한다.

    우리은행 측도 우리소다라은행의 영업망 확장을 위해 유상증자를 검토하며 한화생명 해외사업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의 자금력을 활용하며 CIB 강화에 나설 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한 이유도 금융주선 업무에 있어서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8000억원 규모의 ‘제2외곽고속도로 포천~화도’ 구간 금융주선업무를 따내기도 했다.

    우리은행 PF팀도 지속적으로 한국투자증권과 협업을 진행하며 투자금융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과는 상품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펀드리스트에 키움증권 계열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상품을 주요 판매 펀드로 올려 놓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판매 중인 키움투자자산운용 상품은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과 ‘키움SmartInvestor분할매수증권자투자신탁제1호’ 등이다.

    이 상품 모두 지난해 하반기 펀드가 설정됐으며 ‘키움SmartInvestor분할매수증권자투자신탁제1호’의 경우 우리은행에서만 판매 중이다.

    키움증권 측은 우리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계열 운용사 상품을 많이 팔아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또 우리은행이 보유한 위비플랫폼과 연계한 핀테크 협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는 사실 지주회사 전환을 반기진 않을 것”이라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자신들과 협업보다 지주회사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지주회사를 뒤로 미룬 이번 기회에 과점주주는 주주 간에도 교통정리를 확실히 해 서로 겹치는 사업이 없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