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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전업 카드사 가운데 비씨·삼성카드는 계열사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롯데·현대카드는 거래수익이 더 많아 계열사를 통한 이득이 높다.
5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비씨카드가 KT를 비롯한 KT그룹사와 스마트로·에이치엔씨네트워크 등 관계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년새 79.2% 급증한 총 45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비씨카드가 계열사에 지불한 비용은 895억원으로 수익을 감안해 비용을 단순 계산하면 한 마디로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단지 지난해 뿐 아니라 2011년 비씨카드의 KT그룹 편입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KT캐피탈의 비씨카드 지분 인수 첫 해인 2011년 352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비용은 매년 200억원 정도씩 증가했고, 2015년에는 855억원까지 늘었다. 그사이 비씨카드의 대주주는 2014년 KT캐피탈에서 KT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비씨카드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5.6%(별도 기준)나 감소했지만 계열사에 들어간 비용은 895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를 통한 수익도 크게 늘었지만 비용 증가폭을 쫓아가지는 못했다.
이처럼 수익보다 비용이 많은 현상은 비씨카드가 인력 파견·서비스 아웃소싱 기업인 에이치엔씨네트워크(H&C Network)와 밴(VAN)사인 스마트로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이 두 회사는 비씨카드가 각각 99%, 1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관계 기업으로 특수 관계자에 포함된다.
에이치엔씨네트워크는 카드사 세일즈 업무를 비롯해 KT캐피탈 사무직 파견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비씨카드는 여기에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지난해에만 267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에이치엔씨네트워크의 입장에서보면 비씨카드가 매출을 267억원만큼 올려줬다는 의미기도 하다.
에이치엔씨네트워크는 원래 비씨카드의 종속기업, 완전 자회사였으나 2011년 비씨카드가 KT그룹 지붕 아래 지분이 이동하면서 에이치엔씨네트워크의 지분을 KT에 주식을 매도, 지배력을 잃었다.
이외에도 비씨카드는 스마트로에 297억원, KT커머스에 65억원, KT스포츠에 51억원의 비용을 내 수익보다 비용이더 많이 들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계열사에 용역을 준 대가로 지불한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카드도 비씨카드처럼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비용이 많았다.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1306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1897억원의 비용을 지불한 데 따른 것이다. 전년도에는 비용이 2262억원 수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990억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삼성SDS 때문이었다. 삼성카드가 삼성SDS에 지불한 금액은 2015년에 1464억원, 지난해에 101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삼성생명에 지불하는 임차료 부담도 꽤 된다. 지난해 삼성생명에 지불한 임차료는 178억원으로 전년도(164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삼성 금융 계열사 중에 유일하게 강남으로 이전하지 않고 여전히 서울 중구 삼성 본관 빌딩을 쓰고 있어 건물 주인인 삼성생명에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가 삼성생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은 47억원 수준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법인 카드 이용, 자동차 할부리스 등이 자사에서 발생하면 수익에 포함된다"며 "삼성SDS의 경우 자사의 IT시스템 용역 등을 맡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롯데·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 비용보다 많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수익이 2501억원으로 비용보다 904억원 많았다. 매년 지배기업인 롯데쇼핑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수익이 많기 때문으로 지난해에만 1445억원에 달했다.
현대카드도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를 통해 올린 1143억원의 수익에 힘입어 지난 한해 수익이 2069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