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룰' 적용… 50대 젊은 피 수혈
-
삼성증권은 9일 오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구성훈(57)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구성훈 신임 대표 내정자는 금융투자전문가로 1987년 제일제당 공채로 입사, 삼성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뒤 2014년 12월부터 삼성자산운용을 이끌었다. 삼성증권은 이번 인사에서 삼성자산운용 CEO출신이 대표이사에 내정되는 관례를 재현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도 삼성생명 CIO,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거친 뒤 삼성증권 사장을 맡았다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 후보에는 전영묵(54)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전영묵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5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현성철(58)·최영무(55) 삼성화재 부사장을 신임 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삼성카드의 경우 원기찬(58) 사장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계열사 CEO 중 유일한 50대인데다 임기(2020년 3월)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 금융계열사 CEO 선임에는 ‘60세룰(60세 이상 CEO 퇴진)’과 성과 위주의 승진 원칙이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비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60세룰을 적용하면서 세대교체를 예고했었다.
또한 '성과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 이건희 삼성 회장에 이어 3대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 원칙에 따라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둔 삼성화재가 두 곳의 CEO를 배출했다.
그간 금융 계열사 맏형격인 삼성생명 수장은 계열사 사장을 지낸 중량급 인사가 선임돼왔다. 현성철 사장 내정자처럼 계열사 대표를 지내지 않고 바로 삼성생명 대표로 온 경우는 드물어 60대 퇴진룰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내정자는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을 두루 경험하며 경영역량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또한 삼성화재에서만 30여 년간 근무한 최영무 부사장이 내부 승진으로 수장 자리를 꿰차면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 CEO에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물을 배치하면서 안정적 경영과 조직쇄신을 동시에 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열사 CEO들이 전원 50대 인물로 구성되면서 새로운 삼성 금융계열사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삼성 금융계열사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