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이용객 늘어 KTX 애물단지 전락국토부 "지방 이용객 환승불편 최소화할 것"코레일 "9월부터 조정"… 2월부터 운행중단 상태
  • ▲ 인천공항 제1터미널의 KTX.ⓒ연합뉴스
    ▲ 인천공항 제1터미널의 KTX.ⓒ연합뉴스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에서 인천공항까지 바로 갈 수 있는 인천공항 KTX가 운행중단 6개월여 만에 결국 폐지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한정된 철도자산의 효율적 활용과 철도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결국 수익이 떨어져 폐지에 들어가게 됐다. 코레일은 지난 2월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임에도 오는 9월부터 노선을 폐지한다고 밝혀 이용객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20일 코레일이 공항철도(AREX) 운행 차질과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운행 폐지를 신청한 인천공항 KTX 사업계획 변경을 원안대로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천공항 KTX는 2014년 6월부터 하루 22회 왕복 운행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경강선 KTX 운행과 대회 종료 후 고속철도 차량 정비 등으로 말미암아 지난 2월부터 운행을 멈춘 상태다.

    국토부는 인천공항 KTX 운행으로 공항철도 운행횟수가 줄고, 인천공항 KTX 운행 때 공항철도가 대피해야 하는 등 공항철도가 서울역~공항 구간 주 철도임에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KTX도 시속 170㎞로 저속 운행해 효율이 떨어진다고 봤다.

    인천공항 KTX가 운행을 중단하면 공항철도 증편이 가능해 혼잡도를 개선할 수 있고,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고속차량이 부족한 다른 KTX 노선에도 여유가 생긴다는 코레일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역~인천공항 구간에서 KTX가 고장 나면 수색차량기지에서 디젤기관차를 투입해야 해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해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다고도 부연했다.

    국토부는 공항철도가 하루 357회(직통 52회 포함) 운행 중이고 광명역에서 인천공항까지 하루 84회 셔틀버스 운행이 이뤄지는 등 대체교통수단이 있어 이용자 불편이 크지 않다는 코레일 의견도 수용했다. 공항철도나 셔틀버스가 인천공항 KTX보다 값싸고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탑승 수속을 밟을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의견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코레일이 인천공항 KTX 폐지를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KTX 이용자는 하루 3433명 수준으로 이용률이 21%쯤에 그친다. 지난해 KTX 평균 이용률이 89.1%인 점을 고려하면 코레일로선 좌석이 남아도는 KTX를 지방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승객에게 할애하는 셈이다.

    애초 인천공항 KTX는 이용객이 적은 공항철도 활성화를 위해 운행이 결정됐다. 이제는 공항철도 이용자가 늘면서 노선 활성화를 위해 투입했던 KTX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항철도 하루 이용자 수는 인천공항 KTX 투입이 논의됐던 2009년 2만명에서 올해 22만6000명쯤으로 급증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코레일, 공항철도㈜와 협의해 인천공항 KTX 중단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공항철도와 광명역 셔틀버스 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여유 KTX는 다른 노선에 투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정된 철도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철도 공공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인천공항 KTX 이용객이 환승 불편을 느끼지 않게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9월부터 인천공항 KTX 운행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지난 2월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임을 고려할 때 이용객 혼란만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한 관계자도 "이미 운행을 안 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9월부터 운행을 조정한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