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 조합원 대상 근무환경 설문조사금융노조, 당장 2만9000명 더 뽑아야
  • 금융권 노동자 10명중 4명 이상이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장근로의 이유로 과도한 업무량과 인력 부족을 꼽고 있어 주52시간 근무 도입을 위해서는 약 3만여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 52시간 도입을 놓고 금융권 노사 간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실현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금융노조에 가입된 전 조합원 9만3939명(은행 8만6555명, 기타 금융기관 7834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주요 조사항목은 ▲근로시간과 휴가사용 실태 ▲인력부족실태 ▲일자리 전망 ▲감정노동실태 ▲불쾌한 언행‧직장 내 괴롭힘 등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리서치기업 엠브레인이 공동조사했으며, 전체 조합원 중 1만8036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조합원의 34.1%(6154명)가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퇴근시간은 오후 6시를 넘긴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전체 조합원 중 60.1%(1만825명)가 오후 7시 이후에 퇴근했다. 오후 8시 이후 퇴근비율은 18%(3247명)로 파악됐다.

    금융노조는 본점과 영업점간 편차는 크지 않고, 담당업무별로 퇴근시간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총 1만7739명)의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2.4시간으로 집계됐다. 이 중 52시간 초과 노동은 43.7%(7755명)가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49.3%는 영업점 소속이고 본점은 29.6%였다.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조합원 비중도 7.4%(1321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8시간 근무 이후 연장근로 시간을 살펴보면 일주일에 3일 이상인 경우가 70.2%(1만1275명), 5일 이상인 경우는 50.9%(8179명)에 달했다. 조합원 중 절반은 매일 연장근로를 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특정 업무와 무관하게 전체 조합원들의 연장근로가 만연해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연장근로 일수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2009년 폐점시간이 오후4시로 단축됐지만 오후 4시 이후는 이들에게 그림자 노동의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연장근로 이유로는 업무량과다(7712명, 47.8%)와 인력부족(3555명, 22%)이 70%를 차지했다.

    연장근로자는 많았지만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합원들은 1주일 평균 12.4시간을 연장근로에 쓰지만 정작 보상은 평균 3.1시간만 받아 보상받지 못한 비율이 75%로 나타났다.

    조합원 중 38.1%는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포괄임금제’에 묶여 각종 수당을 주지 않는 은행권 특성상 숨은 근로시간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무 등 시간 외 근무수당을 일괄적으로 급여에 포함해 과도한 노동이 이뤄지기 쉽다.

    금융노조가 임금단체협상 교섭 안건에 출퇴근 기록시스템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다.

    영업점 인원 현황은 전체 조합원의 29.8%(5306명)가 9명 이하인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점 필요 충원인원은 1명이라고 답한 비율이 30.7%(5544명), 2명이 37.9%(6840명). 3명 이상은 31.4%(5652명)로 집계됐다.

    휴가(연차‧청원‧특별휴가 포함)사용 현황은 지난해 전체 평균 9.6일이고, 이 중 연차사용 일수는 6일이었다.

    조합원 중 연차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 조합원은 21.2%(3816명)로 집계됐다.

    법적인 연차사용 가능일수인 15일을 다 사용하지 못한 조합원도 93.2%(1만6791명)였다.

    휴가 미사용 이유로는 25.5%(4597명)가 인력부족을 24.6%(4437명)가 동료에 업무 부담 전가, 13.7%(2470)명이 상급자 눈치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객응대나 바쁜 업무로 점심을 굶은 경험은 52.6%(9492명)로 조사됐다. 조합원 10명 중 3명은 1주일에 2일 이상 점심을 굶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평균연봉만 보면 화려해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실적압박과 고객응대, 장시간 근로 등으로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라며 “연간 27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2만9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