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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야침차게 내놓은 새로운 인증시스템 '뱅크사인'이 지난 27일 첫선을 보였다.
은행들은 데이터를 분산화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나의 인증서로 여러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28일 기자가 직접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시도해보니 뱅크사인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내려받은 뒤 이용 신청은 개별 은행 앱을 통해 가능했다.
국민은행은 스타뱅킹 앱이 아닌 스타뱅킹 미니에서만 뱅크사인을 찾을 수 있었다. 뱅크사인 사용을 위해 스타뱅킹미니를 다운받은 뒤에도 한차례 업데이트를 해야만 뱅크사인 항목이 나왔다.
기존 사용자 역시 업데이트 과정을 거쳐야 뱅크사인 항목이 보였다. 국민은행은 9월경에 스타뱅킹과 리브 등에 뱅크사인 항목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통합 앱 쏠(SOL)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로그인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와 휴대폰본인인증, 계좌인증 등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면 뱅크사인 인증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지문과 핀번호, 비밀번호 등 여러 방식 중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이 가능했다.
스타뱅킹 미니에서 뱅크사인 인증을 받은 후 신한은행 통합 앱 쏠에 들어가 이용은행을 추가하면 본인확인 절차 뒤에 바로 추가가 가능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앱에서 뱅크사인을 통한 로그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해보니 기존 인증서와 구동방식이 거의 비슷해 이용 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은행들의 기존 공인인증서나 간편인증과 뚜렷한 차별점이 없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뱅크사인은 인증서를 한차례 발급하면 은행 3곳(산업은행‧씨티은행‧카카오뱅크)을 제외한 15개 은행에서 3년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1년이다.
PC버전은 9월 말부터 확대될 예정이다. 게다가 뱅크사인은 현재 은행권에서만 사용가능하다.
뱅크사인이 공인인증서란 우월적 독점 체제를 깨고 소비자 선택권과 민간인증시장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재 공인인증서 없이 자체인증시스템으로 거래가 가능한 은행이 출현한 상황에서 뱅크사인이 기존 소비자를 유인해 인증 시장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