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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양양공항이 올림픽 관문 공항으로 기능할 수 있게 지난 2014년부터 303억6200만원을 투입해 29개 시설개선 사업을 벌여왔다. 활주로와 주기장을 확장해 대형(E급)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게 한 게 핵심이다.
E급 항공기는 한쪽 날개 끝에서 다른 끝까지 길이(전폭)가 52~64m인 대형 항공기를 말한다. 미국 보잉사가 만든 B747, B777과 유럽 에어버스사가 만든 A330이 해당한다.
공항공사는 E급 항공기 운항을 위해 활주로와 주기장 확장 등에 최소 142억원 이상을 썼다. 이는 전체 시설개선 사업비의 46.8%에 해당한다. 폭 80m이던 기존 활주로 끝 회전로를 E급 항공기가 돌아 나올 수 있게 95.7m로 확장하고 D급(A300, B767) 기준이던 비행기 유도로의 곡선부도 넓혔다. 활주로도 전면 재포장했다.
E급 대형기의 디아이싱(기체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위한 제·방빙장도 설치했다. 비행기를 세워둘 주기장과 계류장도 추가·확장했다.
당시 최광엽 공항공사 양양지사장은 "양양공항은 속초공항 폐쇄에 따라 2002년 국제공항으로 개항했다"며 "이번 시설 확충으로 대형기가 내릴 수 있는 E급 공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회 이후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E급 항공기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 설명으로는 올림픽 이후 양양공항에 E급 항공기가 내린 적이 없다. E급 항공기를 위한 소방차나 지상조업업체 등도 빠진 상태다.
올림픽 기간에도 양양공항을 이용한 E급 항공기는 10편에 불과했다. NBC·디스커버리 방송단과 일본선수단이 전세기 6편을 띄웠고 나머지는 대한항공이 운항한 내항기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애초 수십 편의 내항기를 띄울 계획이었다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운항 계획을 대폭 줄였다.
현재 양양공항은 D급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공항공사 한 관계자는 "활주로가 2.5㎞에 불과해 통상적인 E급 공항 규격보다 0.7㎞ 짧다"며 "올림픽 때는 허용중량 기준을 낮추고 활주로를 일부 보완해 임시로 E급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게 한 거였다. 대회가 끝나고 바로 D급 공항으로 환원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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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가리왕산 생태복원 기본계획 심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강원도에 가리왕산에 설치한 곤돌라를 모두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강원도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200억원을 들여 가리왕산에 곤돌라와 리프트를 설치했다. 강원도는 대회가 끝나면 훼손한 산지를 전면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복원계획을 제출하면서 곤돌라와 운영도로 일부를 남기겠다고 의견을 냈다.
강원도 관계자는 "애초 복원을 약속했던 건 맞다. 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시설을 남겨 활용하자는 지역주민 의견이 적잖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시설의 사후 활용과 관련해 협의가 가능한 데도 산림청은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더니 이제 와 사전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발왕산에도 국제경기를 치른 뒤 곤돌라 시설을 남긴 전례가 있다는 태도다.
반면 산림청은 곤돌라 시설을 남겨두면 생태 복원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곤돌라 존치의 경제적 타당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제시도 없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은 산지 지형복원 계획이 경사를 고려하지 않은 점과 침투수 관리 방안이 미흡한 점에 대해서도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재해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류광수 산림청 차장은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대회 개최를 위해 가치가 높은 산림유원자원보호구역을 훼손한 만큼 강원도가 약속한 전면 복원을 적극 이행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복원사례가 되게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