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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 지분 매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화생명의 낮은 주가 때문에 지분 가치가 대폭 떨어져 공적자금 회수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한화생명 보유 지분은 10%(8686만주)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추가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예보는 외환위기 당시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에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을 투입했다. 이어 2002년 한화컨소시엄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 기업공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등을 통해 그간2조5000억원을 회수했다.
이후 일부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매각을 위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가가 주당 상장가격(공모가)인 8200원을 크게 밑도는 4000원대에 머물러 있어서다. 주가 부진으로 보유주식 평가액도 크게 낮아졌다.
실제 올해 11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3856억원으로 1년 전(6480억원)보다 40.5% 감소했다.
특히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생보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적자금 회수 최대화'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예보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어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가 흐름과 매각 여건을 체크하고 있으며 공적자금 회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지분 매각을 위해 자사주 매입, 배당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한화생명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는 2022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신지급여력 제도(K-ICS,킥스)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기 바쁘다는 이유에서다. 새 제도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한화생명은 책임준비금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투자처의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 배당률을 높이는 정책도 고려할 수 있지만 자본여력 등을 이유로 고배당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배당성향은 18%로 국내 상장 생보사들 중 최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