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비율(6배) 현행 유지로 신사업 진출 난항수익성과 경쟁력 약화 우려, 노조 총파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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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카드노조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카드 경쟁력 제고 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카드노조는 금융당국이 실효성 없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여전협회장과 8개 카드사CEO 사장단을 초청하고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금융위는 지난 1월 금융감독원, 카드업계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하고자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이에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로 악화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 및 부수업무 활성화가 담긴 건의사항을 금융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카드노조는 금융당국이 이를 수용해주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고,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업계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금융당국은 수수료 인하 관련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최종구 위원장은 “카드업계가 예전처럼 마케팅 경쟁에 의존해 회원을 유인하고 가맹점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구태에 머무른다면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비극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카드가사 혁신적이고 친화적인 새 서비스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실제로 금융당국이 내놓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살펴보면 카드업계가 제시한 ▲레버리지비율 완화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 단축 등 주요 안건을 거의 수용해주지 않았다.먼저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규제 비율(6배)을 현행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앞서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상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6배를 넘을 수 없어 신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캐피털사 수준인 10배로 올려달라고 제시한 바 있다.하지만 금융당국은 과도한 차입에 따른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이 우려되는 만큼 지급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금융사의 건전성 확보장치를 마련하고자 업계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다만, 빅데이터 관련 신사업 진출과 중금리대출 활성화 차원에서는 총자산 계산시 이를 제외한다고 덧붙였다.아울러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도한 부가서비스가 카드수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탑재 자재 유도 및 법인 회원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도 금지키로 했다.현재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마케팅비용으로 쓰고 있다. 통신사와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경우 수수료 수익 대비 마케팅비용 지출 비중이 60~140%에 달해 문제로 지적됐다.이에 금융당국은 여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인회원 대상 결제금액의 0.5%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 제공을 금지하기로 했다.허용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의 이익 제공을 요구하면 요구자와 제공자 모두 처벌하기 위해 여전법 개정을 검토한다.다만, 렌탈업무 취급기준은 소폭 완화해주기로 했다. 감독규정상 여전사의 부수업무로 렌탈업을 규정하고 있지만 리스 취급 물건 관련 리스·렌탈간 본질적 차이로 여전사의 렌탈업무가 제한됐기 때문이다.금융당국은 사업자 대상 렌탈(B2B)에 한해 대상 물건의 제한을 없애되 리스자산 잔액범위 내에서 취급을 허용하기로 했다.이처럼 금융당국이 카드업계 요구안을 대부분 들어주지 않는 입장을 보이면서 카드업계는 크게 반발 중이다.금융당국이 내놓은 방안을 따를 경우 적자가 불가피해 결국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할 수 밖에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꼭 필요한 레버리지비율에 대한 실질적인 완화가 없어서 매우 유감"이라며 "금융당국이 카드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약화시키기 위한 내용을 발표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