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실패 후 '내실 다지기' 이유 불참 통보관람객 늘어나는데, 볼거리 줄어… 국제전시회 위상 '뚝'업계, '반쪽' 행사 우려 잇따라… 게임산업 글로벌 도약 난항
  •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를 두고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5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참가를 이어온 넥슨이 올해 불참을 결정하는 등 볼거리 부족으로 인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매년 관람객 증가에 따른 행사의 외형 확대에도 불구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참여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글로벌 행사로서의 위상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11월 14일 개막하는 지스타 2019에 불참을 선언했다. 넥슨이 지스타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05년 제1회 지스타 행사부터 14년 연속 참가를 결정했다. 지난해 역시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인 300개 부스에 600대 이상의 시연기기를 마련하며 다수의 신작을 공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지스타 참가사 조기신청 접수를 통해 올해에도 300개 부스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신작 준비 등 '내실 다지기'를 불참의 배경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넥슨 관계자는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자사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기 위해 올해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유저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더욱 좋은 게임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도 넥슨의 갑작스러운 불참 소식에 따라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넥슨이 매년 대규모 부스를 운영해 온 만큼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협회 측은 "참가사 조기신청 접수 마감으로 상당수의 업체가 대기신청 중인 점에 비출 때 빈 공간을 메꾸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서 참가를 결정한 업체들의 부스를 확대하는 방안의 경우 현재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선 주요 게임사들의 잇따른 지스타 불참에 따라 향후 행사의 질적·양적 성장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 국제 게임전시회로 거론되는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차이나조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시 규모가 작은데다 매년 불참 의사를 밝히는 업체들만 늘고 있어 행사의 위상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대형 게임 3사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지스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주요 중견게임사인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컴투스 등도 지난해 행사에선 불참을 선언하거나 B2B관에만 소규모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더욱이 올해에는 주요 게임사 중 상당수가 B2C관은 물론 B2B관까지 부스를 운영하지 않는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스타의 상징적인 게임사로 거론됐던 넥슨의 불참은 업계뿐만 아니라 행사장을 찾는 수많은 유저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며 "이 같은 흐름은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력 약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관계부처에서도 업체들의 불참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경청해 참가를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