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악연 지속된 금감원·하나금융DLF사태로 다시 갈등 구도금감원과 피해자 원성에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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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금융감독원과 KEB하나은행의 악연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논란으로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금감원의 틀어진 관계가 DLF 사태로까지 번졌다. DLF 사태 초기 은행 경영진까지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던 금융당국이 최근에는 경영진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세종청사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21일 열리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 증인 채택 문제 논의 자리에서 정무위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논란과 관련해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추가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정채봉 부행장 한 명만 나오지만 하나은행 쪽에서는 함영주 부회장과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두 명이 나온다. 

    함 부회장은 올해 초까지 하나은행장을 지냈고, 장 사장은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함 부회장을 보필했다. DLF 피해자도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은행은 한 명의 증인만 불렀는데 하나은행은 두 명을 출석시킨 것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모두 DLF 논란의 당사자지만, 이번 국감에서 더 논란이 된 건 하나은행인 것이 사실이다.

    지난 8일 금감원 국감에서는 하나은행이 자료를 삭제했다는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이후 금감원에서 "하나은행의 자료 삭제는 상습적"이라는 표현까지 나왔고, 금감원 내부에서는 피해자 구제에 적극적인 우리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임한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감원과 하나은행의 갈등은 앙금처럼 남아 있던 과거 갈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2017년께부터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를 전후해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당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3연임을 하려 하자 금감원은 '셀프 연임'이라며 반대하고 나섰지만 하나금융은 금감원의 요청을 거절하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가 터져나왔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국내은행 5곳에서 22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시중은행 전·현직 경영진은 채용비리 여파로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채용비리 사태의 불씨가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튀었다. 과거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던 최 원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최 원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설은 하나금융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하나금융을 지목했고,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검사 대상과 기간을 제한하지 않는 이례적인 고강도 집중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는 함 부회장은 당초 하나은행장 3연임 가능성이 컸지만 올해 초 금감원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3연임에 실패했다.

    이처럼 하나금융과 금감원과의 갈등구도가 지속되면서 DLF 사태가 그룹 경영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도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