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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회장·은행장 겸직체제를 유지했던 우리금융지주가 변화를 꾀한다.
우리금융지주 박상용 이사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설 연휴 전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고 이어 계열사 대표, 은행 임원 순으로 인사를 실시해 조직을 안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금감원의 DLF 제재심 대상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사를 차일피일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실제 계열사 대표 중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30일, 우리종금 조운행 대표는 27일로 임기 만료됐다. 은행 부행장과 부행장보 역시 임기가 만료됐지만 한시적으로 2월 말까지 연장해 놓은 상태다.
지주회사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과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는 이사회는 각각 운영되지만 사외이사 일부가 겸직하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은행장을 결정 짓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 손태승 회장도 포함돼 있어 손 회장의 의견도 크게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차기 은행장 후보군은 계열사 대표와 은행 내 임원으로 관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이광구 은행장의 후임을 결정할 때 자격요건으로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 등 기준 외 외부 인사까지 검증 작업에 돌입한 것과 다르다.
은행 관계자는 “당시에는 지주사 전환 이슈도 있어 내외부 인사 검증에 돌입했던 것”이라며 “이제는 조직의 연속성을 위해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이들 중에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 안팎에선 금감원 제재심 결과를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이미 손태승 은행장에 대한 징계까지 예고된 만큼 수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박상용 사외이사 역시 “이번 회장 후보 결정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DLF 사후 수습을 위해 노력한 점과 이전까지 경영성과를 미뤄봤을 때 현 회장을 재신임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감원 제재심 결정이 내달 16일 예정된 가운데 차기 은행장을 비롯, 계열사 대표와 은행 임원인사는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손태승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이사회 결정을 반겼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현재 우리금융 지분 6.35%를 확보한 주주 중 하나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리은행 직원들의 대표로 임원추천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손태승 회장이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경영성과와 직원 및 시장과 소통했던 리더십과 능력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