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매각 예비입찰 진행 전망이통3사, 자문사 선정 불구 보수적 입장 여전'코로나19' 따른 경영 불확실성 속 내실 중시 환경 발목
  • 유료방송 M&A(인수합병) 2차전의 핵심 매물로 떠오른 현대HCN을 두고 이동통신 3사가 여전히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료방송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통 3사 모두 추가 M&A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비롯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잇따른 인수전 참여로 물밑 셈법에만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의 대주주인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중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현대HCN의 방송·통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딜라이브와 함께 잠재적 유료방송 매물로 거론된 만큼 이통 3사도 인수자문사를 선정, 기업 가치 및 인수의 적정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KT스카이라이프)가 31.31%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LG유플러스+LG헬로비전)가 24.72%, SK브로드밴드(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24.03%다.

    SK브로드밴드가 점유율 4.07%인 현대HCN을 끌어안을 경우 유료방송시장 순위에 또 한 번 변동이 가능한데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M&A를 통해 점유율 격차를 벌리거나 좁힐 수 있다. 5000억원대의 매각가와 낮은 부채비율, 안정적인 지역 사업권도 M&A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당초 적극적인 M&A 의지를 내비친 이통 3사는 현재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분위기다. 올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사업 및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다.

    이통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프라인 영업에서 매출 감소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 시 피해 규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잇따른 인수전 참여도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딜라이브와 현대HCN에 이어 CMB까지 매각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통 3사 모두 막판까지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대HCN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추가 M&A 가능성에 대해 최근 출범한 합병법인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앞세운 상태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추가 M&A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합병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KT 역시 현대HCN 인수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를 비롯해 구현모 신임 사장이 케이블TV M&A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인수전에 참여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8000억원을 들여 인수를 마친 LG헬로비전의 조직·사업 안정화와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추가 M&A를 놓고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유료방송시장이 이통 3사 위주로 재편된데다 시장 악화 등 여러 외부 요인까지 반영되면서 추가 M&A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현대HCN의 예비입찰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HCN 관계자는 "이달 말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만 기회를 줄 예정"이라며 "현재 모든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