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경북대와 센서 구축 협력지진 탐지망 조밀도 향상 및 오탐지 최소화 기대산업 현장 대규모 피해 방지 등 ICT 인프라 기반 사회안전망 구축 눈길
  • ▲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팀장이 기지국을 활용한 지진감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연찬모 기자
    ▲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팀장이 기지국을 활용한 지진감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연찬모 기자
    SK텔레콤이 자사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연내 8000곳을 대상으로 지진감지시스템을 확대 구축한다. 기지국이 지진관측소 역할을 담당해 사회 안전망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상청·경북대학교와 함께 한반도 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 가능한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범 구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국에스지에스(동탄사무소)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기지국을 활용한 지진감지 시연을 진행했다.

    SK텔레콤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횟수는 총 88회로, 이 중 규모 4.0 이상의 지진(2건)으로 조사됐다. 2016년 발생한 경주지진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디지털 지진관측기간(199년~2018년)의 평균인 연 69.9회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 10건 중 5건은 2010년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영우 경북대학교 교수는 "포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파의 속도와 진도 차이로 인해 50Km 떨어진 대구 시민과 150Km 떨어진 대전 시민의 행동요령은 다르게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정밀한 지진 관측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과 기상청은 지난 2018년 8월, 지진관측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진 분야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업무협약 이후 지난해까지 영남지역 기지국에 스마트폰 300대를 설치, 시험을 진행했다.

    현재 SK텔레콤과 기상청, 경북대학교는 스마트폰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가속도센서를 활용한 조기경보 고도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인 상태다. 기상청은 SK텔레콤 기지국 내 설치된 지진감지센서의 진동 데이터를 기상청의 지진관측자료와 비교해 지진분석의 성능을 검증하고, 지진정보 서비스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상청 측은 "현재 전국 338개 지진관측소(기상청·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수력원자력·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지진관측자료를 활용해 지진 관측 후 7~25초 내에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지진관측자료가 보강된다면 보다 정확한 진도정보 생산과 지진조기경보 시간 단축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지진감지센서는 소형의 저가형 장비로 한 뼘 크기의 220V 플러그 타입인 만큼 설치와 이동이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초당 100회의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일반 진동과 지진을 구분하도록 설계됐다.

    SK텔레콤은 지진감지센서에 관측되는 24시간 실시간 진동 데이터와 기압 등을 수집서버(EQMS)로 분류해 기상청에 보낸다. 기상청은 제공받은 진동 데이터를 국가 지진관측망과 융합해 진도정보생산, 지진조기경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한다.

    회사 측은 기지국과 대리점, 파출소, 초등학교 등 연내 8000여곳으로 지진감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지진감시시스템이 구축된 기지국은 전국 3000여곳이다.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IoT 센서 가격은 6만~7만원대로, 기존 기상청에서 활용 중인 고가의 센서에 비해 낮은 가격이 강점이다.

    SK텔레콤은 지진감시시스템을 통해 국가 주요시설 등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은 "최근 이통 3사가 협력한 재난로밍 구현 등 재난상황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기상청, 경북대와 협력을 통한 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앞으로도 5G 시대에 통신사가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