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간 게임 시장 규모 20조원 '훌쩍'콘솔·아케이드에서 모바일·PC로 트렌드 변화넥슨,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 수출길 개척 집중
  •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외산 게임의 무덤으로 꼽히는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자사 인기 PC온라인·모바일 타이틀을 앞세워 20조원 시장의 수출길을 개척하겠다는 복안이다.

    2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일본 게임 시장 규모는 212억 6500만 달러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전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도 2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 성장세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의 필수 공략지로 인식돼 왔지만, 시장 특수성으로 인해 다수의 기업이 진출 및 공략에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실제로 모바일과 PC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일본의 경우 콘솔 및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태다. 2018년 일본 게임 시장(212억 6500만 달러)에서 콘솔 및 아케이드 게임의 규모는 각각 39억 3400만 달러, 60억 9400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 시장도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국내와 달리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어 핵심 타깃층 공략이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자국 캐릭터·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 등을 활용한 게임들이 주요 앱 마켓에 다수 포진해 있어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최근 현지 이용자들의 게임 성향 및 장르 선호도에 점차 변화가 감지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다시 도전장을 던지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장기간 막히면서 해외 매출이 줄고 있는 만큼 일본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도 높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3일 자사 PC MMORPG '로스트아크'의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회사 측은 지난해 7월 일본 온라인게임 전문 퍼블리셔 게임온과 로스트아크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지화 작업을 비롯 CBT(비공개테스트), 사전예약 등을 진행했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현지 사전예약자 수는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초기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게임온 관계자는 "일본에서 PC온라인 게임이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사례 자체가 굉장히 드물다"며 "사전예약에 10만명 이상이 직접 참여한 것은 로스트아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놀라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역시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모바일 MMORPG 'V4'를 지난 24일 일본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넥슨 일본법인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방식이며, 최근 국내 시장에서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모바일과 PC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한다.

    일본에서 모바일 계정 연동을 통해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PC버전을 지원하는 한국 모바일 게임은 V4가 처음이다. 

    앞서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올 하반기부터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 넷마블은 24일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스토리 소셜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173개국에 정식 출시했다. 하반기 중에는 모바일 MMORPG 'A3: 스틸얼라이브'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 선보인 '리니지M'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 '리니지2M' 서비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외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려온 만큼 그간 국내 다수의 게임사가 현지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어왔다"며 "최근 게임 이용 트렌드 변화에 따라 흥행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