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10채중 4채 '공실'…高임대료 입주자 외면

서울시가 역세권에 공급하는 청년주택 신혼부부 민간임대아파트 10채중 4채가 공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아파트나 오피스텔 시세보다 청년주택 임대료가 오히려 높아 실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입주율은 60%로 나타났다.

광진구 구의동 옥산그린타워의 경우 지난해 9월 모집공고를 내고 올해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공급분 30세대 가운데 3세대만 입주해 27세대가 공실로 비어 있다.

서대문구 충정로3가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공급분 156세대중 76세대가 공실이었다. 지난 4월 입주한 마포구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는 292세대중 95세대가 공실로 비어 있다.

이같은 현상은 청년주택의 높은 임대료에 있다고 소 의원은 지적했다. 구의동 옥산그린타워 신혼부부 민간임대의 경우 보증금 1억509만원에 월세 42만원으로 책정돼 있는데 이는 주변 브랜드 오피스텔보다 비싼 시세다. 소 의원에 따르면 인근 강변SK뷰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이며 센트럴빌오피스텔은 같은 보증금에 월세는 60만원이었다. 이를 전세전환율 4%를 대입해 총 전세금으로 계산하면 청년주택은 2억4000만원인데 반해 강변SK뷰는 1억9500만원, 센트럴빌은 1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 전세가는 3억3560만원으로 주변 합정동 마포한강푸르지오 2차(3억원), 명지한강빌드웰(2억1000만원)보다 훨씬 비싸다.

소 의원은 서울시가 보증금 지원사업을 통해 전체 보증금의 30%를 무이자 대출해주고 있지만 지원자격이 신혼부부 두 사람의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월 438만원)여야 하기 때문에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나머지 보증금 70%에 대한 지원은 전무해 입주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시중은행의 대출을 통해서 마련해야 해 청년층에게 큰 장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소 의원은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시행자에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특혜를 제공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되어 있다"며 "월세난 속에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신혼부부들도 외면하는 현상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