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총회 위원 선출되며 스포츠 외교 전면 나서'2018 평창올림픽' 유치 위해 지구 5바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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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한국이 경제 뿐만 아니라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이 회장은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삼성이 진출하는 국가마다 현지의 스포츠 활동 후원을 적극 독려해 왔다.이 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부에 들어가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와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이 인연을 계기로 이 회장은 1982∼1997년 대한레슬링협회 21∼24대 회장을 역임했다. 이 기간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 등 모두 40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황금기를 보냈다.이 회장은 이밖에도 인기 종목은 물론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한국 체육발전의 기초를 닦았다. 실제 삼성은 이 회장의 주도아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남자 프로배구와 탁구,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태권도팀을 운영했다.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을 역임한 이 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KOC 부위원장을 거쳐 1996년 IOC 총회에서 위원으로 선출돼 스포츠 외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1997년부터 올림픽 톱 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세계의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탰다.고(故) 김운용 위원, 이 회장에 이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자격으로 2002년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은 2000년대 초반 IOC 위원 3명을 보유해 스포츠 외교의 전성기를 구가했다.특히, 이 회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2009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선 이 회장은 1년 반 동안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 기간 이 회장이 평창 유치를 위해 전세계를 누빈 거리는 지구를 5바퀴 돌고도 남았을 정도다.저녁 약속을 했던 IOC 위원이 다른 일정이 늦어져 약속을 취소하겠다 했지만, 1시간 30분을 기다려 만나기도 했다. 또 IOC 위원과의 식사자리에는 항상 당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냅킨을 테이블에 비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2011년 7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당시 자크 로케 IOC 위원장이 하얀 봉투 속 카드를 열며 "평창"을 외치자 이 회장은 눈시울이 젖은 채 묵묵히 서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