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단가 하락 딛고 1년만에 회복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성장세공급부족 조짐에 내년까지 증가세 전망
  • 올해 12월 1∼10일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 증가세가 지속되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11월 반도체 수출액은 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총수출액(4615억 달러) 가운데 19.4%에 해당된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 2018년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20.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 선을 돌파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무역 분쟁과 단가 하락으로 17.3%까지 떨어졌지만 1년만에 다시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출이 다시 증가로 돌아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집콕' 문화 등의 확대로 수요가 늘면서 꾸준히 호조를 보인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3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의 연간 수출은 역대 최고 실적인 2018년 수준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공급부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지지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내년 2~3월부터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 조사기관들의 가이던스도 속속 상향하면서 2017∼2018년에 나타난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은 올해보다 13.3% 증가한 1353억달러(약 147조원)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공급 부족이 꼽힌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이어지면서 중국향 공급과잉 억제 효과 및 반도체 업계의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SMIC는 주문을 받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G 통신용 칩 같은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앞세워 반도체 굴기 실현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SMIC를 직접 겨냥하면서 이 같은 계획 달성은 미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작년 반도체 수입액은 3055억 달러(약 333조원)에 달하는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 자립 노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메모리 산업 진입은 가시밭길을 걸을 것을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측의 소송과 제재 영향으로 중국 측의 메모리 산업 진입과 파운드리 선단공정 진입이 어려워진 만큼 중국발 공급과잉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을 넘어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