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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들의 내년 조직개편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힐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융합 흐름에 발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삼성생명은 '디지털사업부, 데이터전략팀' 등을 확대 재편했다. 소비자보호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했으며, 전속 설계사(FC) 관련 조직인 FC 영업본부를 2개에서 1개로 통합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디지털 본부장에는 김규형 전무(55)가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1987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전략영업1사업부장, 홍보팀장을 지내고 인사팀장 겸 사회공헌단장을 역임해왔다.
글로벌사업부는 경영지원실 산하 신사업전략팀과 통합했다. 인수합병 및 그룹 내 시너지와 연계한 해외사업 전략수립을 강화키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삼성카드도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 강화를 위해 디지털혁신실 산하에 'BDA(Biz Data Analytics)센터'와 'IT담당'을 편제했다.아울러 금융과 신규사업 등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금융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케팅본부로 온ㆍ오프라인 마케팅 채널을 일원화했다.
개인과 법인영업 등 현장영업을 신판영업본부로 통합하고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파트를 신설해 지속가능 경영체제 강화에도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업무 환경이 급속도로 온라인·비대면으로 바뀐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금융계열사들의 이같은 디지털 조직으로의 전환과 함께 금융당국과의 대화도 이어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금감원은 최근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일부 암 환자들에게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삼성생명에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 때문에 앞서 금융위는 정례회의서 삼성카드를 포함한 6개 금융사에 대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심사를 중단했다.
금융위는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여서, 대주주 결격 사유가 있는 삼성카드의 관련 사업 심사를 보류했다는 입장이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도 연결될 수 있어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핀테크 분야 업체들이 관련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일각에선 삼성생명 CEO 직속의 '소비자보호실' 격상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key)'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한 업계 관계자는 "'요양병원 암보험금 지급 건'으로 촉발된 삼성생명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조직개편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만약 삼성생명이 금감원에 대한 행정 소송 등 불복 절차에 돌입할 경우 빠른 시일내 디지털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