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점, 지난해 매출 1조74억원 달성… 개점 5년4개월만MD 경쟁력과 구매 고객층 보유, 광역 상권 고객 증가 등 주효“명품 보강하고 전층 리뉴얼 통해 대표 백화점으로 도약”
-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5년여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이 지난해(1월~12월) 누적 매출 1조74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9년 매출(9200억원)보다 9.4% 신장한 것이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 기록 경신으로, 서울·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첫 '1조 백화점'이란 기록도 세우게 됐다.이번 성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업계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중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한 점포는 판교점과 압구정본점(전년대비 3.5% 신장) 두 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백화점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영업면적(9만 2578㎡)을 기반으로 오픈 첫해 4개월만 영업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매년 5~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픈 이듬해인 2016년 매출이 7250억원인 걸 감안하면, 이후 4년만에 매출이 4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의 폭발적 성장세에 이은 매출 1조 돌파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MD 경쟁력을 꼽는다. 판교점은 2015년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며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명품 라인업을 갖췄다.축구장 두 배 크기인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도 빼놓을 수 없다. 판교점에는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130여 국내외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해 있다.이런 MD 경쟁력 덕분에 지난해에만 판교점에 2600만명의 고객이 찾았다. 이는 작년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의 평균 방문객인 1000만명을 2.5배 웃도는 수준이다.또 '경험을 팔아라'는 콘셉트로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인 체험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비롯해 1층 열린광장, 10층 문화홀에서 각종 전시회나 명품 팝업스토어 등을 연다.판교점이 위치한 상권의 특이성도 있다. 판교점이 위치한 경기 분당·판교 지역은 소득 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트렌드에도 민감해 '제2의 강남'으로 불린다. 때문에 판교점의 VIP 고객 수는 지난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이다.현대백화점 판교점과 10㎞ 이상 떨어진 용인·안양·수원(광교)·여주 등 광역 상권에서 판교점을 찾는 원정 고객도 매년 늘고 있다. 광역 상권 매출 비중도 오픈 첫 해인 2015년 38.6%에서 지난해 55.3%로 늘어났다. 이는 현대백화점 15개 전점 평균 광역 상권 매출 비중(30%)보다 20%p 이상 높은 수치다.현대백화점은 이번 매출 1조 돌파를 발판 삼아 판교점을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전층 리뉴얼을 계획 중이다. 올 하반기 이후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 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이 새롭게 입점한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경우 내년 오픈을 준비 중이고, '롤렉스'도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판교점 전층에 대한 리뉴얼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먼저 올해 안에 영앤 리치를 겨냥한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을 새로 선보인다.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 등 초럭셔리 전략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해 판교점을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넘버원 '쇼핑 랜드마크'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다른 백화점도 고객의 생활에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메가 라이프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