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결정에 美 배터리 넘어 전기차 산업까지 영향"SK 조지아 공장, 전기차 수요 확대 위해 중요"바이든 기후변화 계획 시험대… 거부권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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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진행중인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는 결과에 따라 전기차 산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배털 소송전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친환경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 간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의 기후변화 계획에 대한 첫 번째 시험 결과가 나온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은 미국의 전기차 생산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완성차 업계는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성공을 위해서는 배터리를 확보하는데 달려있다"며 "LG와 SK는 서로 특허권을 침해하고 수입 금지를 신청하고 있어 친환경차 산업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도 "ITC의 결정이 미국 내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까지 뒤흔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언론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위촉한 미국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캐롤 브라우너의 보고서를 인용해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은 전기차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중요하다"며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 될 SK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말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6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지난 2019년 기공식 이후 커머스시 일대 약 34만평 부지에 건설 중인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2022년 초 양산 공급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와 SK간 분쟁은 법원을 넘어 새로운 정부의 계획을 무너 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은 후보시절 공약으로 친환경 인프라에 대대적 투자 및 청정에너지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와 함께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 촉진 등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 조달을 위해 미국산 저공해 차량 300만대 이상을 구매 유도하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차 보조금과 저공해차 생산 인센트브도 부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ITC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판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ITC의 결정을 검토하고 판결을 무효화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ITC의 최종판결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사례는 총 다섯번이다. 대표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삼성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 ITC의 조치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배터리 소송전은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의 배터리분야 경력직원 100여명을 채용하면서 영업비밀까지 탈취해갔다며 SK이노베이션을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제소하면서 본격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채용 절차는 적법했고 탈취당한 영업비밀을 명확히 하라고 반박에 나서며 소송전도 햇수로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ITC의 최종판결은 오는 2월 10일 이뤄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한 예비 판결이 나온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최종 인정되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