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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다.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한 것은 수출회복과 백신접종 확대, 경기부양 정책 등을 반영했으며 4차 재난지원금 등 추경이 확정되면 성장률 전망치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기준금리를 현재 0.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된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횟수로는 지난해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여섯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 0.50%로 유지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해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도 유의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한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미국에서는 바이든 신정부 출범으로 시장 예상을 넘는 경기부양책 추진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 눈여겨 볼 변화였다”며 “이런 요인 등을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소비 회복이 더디고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과 점진적인 경기 개선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로 전망한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의 흐름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도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 요인이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경제 흐름의 최대 변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은 코로나 확산세가 어떻게 진행될지,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속도로, 많은 사람에게 접종이 될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며 “경기불확실성 여전히 높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코로나19 추세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요회복이 나타날지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공급 측면에서의 애로사항(기상이변에 따른 농산물 작황 감소, 채굴 차질, OPEC의 산유 감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고채금리가 수급 우려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장단기 금리차이가 확대됐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고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글로벌 현상”이라며 “미국 신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장기금리가 큰폭으로 올랐고, 국내 장기금리도 더불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국고채 3년물을 과거 평균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높다”며 “시장금리가 오르면 연동돼서 대출금리도 오르게 되고,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금리도 상승하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조정요인이 생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