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역 안정시 경기진작책 준비"… 전국민 재난지원금 염두추경 심사 줄줄이 '보류'… 여야, 소모성 일자리사업 예산 이견나랏빚 증가속도 '빨간불'… 홍남기 "국가신용등급 하락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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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단기 소모성 일자리 사업 예산에 대한 여야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청와대에서는 벌써 추가 추경을 염두에 둔 발언이 나오고 있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3일 두번째 조정소위를 열고 19조5000억원(본예산 활용 4조5000억원 포함) 규모의 정부 추경안 심사에 들어갔다.예결특위는 전날 조정소위에서 여야가 주요 사업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해 심사를 보류했다. 조정소위는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의견이 모이지 않는 사업의 심사는 보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날 심사 대상에 오른 20여건의 사업 중 여야가 합의한 것은 산림청 소관 '숲 가꾸기 바이오매스 수집단' 예산 1건뿐이었다.국민의힘은 △바이오데이터 인력양성 사업(150억원)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186억원) △지식베이스 구축 사업(975억원) 등 대부분 일자리 사업에 대한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부분 사업 예산의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일각에선 여야가 잠정 합의한 오는 24일까지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여야가 정부의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 사업 예산안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실상 일자리 예산 사수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이 경제회복의 최우선 목표"라며 "각 부처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일자리 예산이 집행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또한 문 대통령은 1차 추경안 심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추가 추경을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해 '추경 중독'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경제지표와 관련해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경제로 가장 빨리 회복하는 선도국가 그룹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흐름이 꺾이지 않게 재정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진척되고 방역 상황이 안정될 경우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청와대의 이런 경기인식은 지난 19일 재정당국이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를 진단하며 9개월 만에 '불확실성 지속'이라는 표현을 뺀 것과 무관치 않다. 재정당국은 그린북 3월호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다시 움츠러들었던 소비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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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가운데 경기 진작책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지급이 포함될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논란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지금처럼 방역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별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가) 거의 진정돼 국민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원금을 주자는 상황이라면 보편 지급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문제는 나랏빚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추경에 재정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에 "2025년까지 증가하는 국가채무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도 이런 측면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12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지난해까지는 (한국에 대해) 긍정 평가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의 채무 안정화 대책이 없으면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온다"고 설명했다.IMF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5년 40.78%였던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52.24%, 내년 55.80%, 2023년 59.25%, 2024년 62.27%, 2025년 64.96%까지 상승할 거로 예상했다. 지난해 2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부채비율이 2023년 46%까지 오르면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나랏빚은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년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한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매년 추경을 짜고 있다. 출범 직후인 2017년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2018년 3조8000억원, 2019년 6조7000억원 등 긴급 재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4차례에 걸쳐 66조80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가뜩이나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슈퍼 본예산을 편성해왔던 터라 '재정중독', '춘하추동 추경'이란 비판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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