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배터리량 5.2GW 규모LG에너지솔루션 연간 생산량 약 4.3%소유권은 현대차. 다양한 활용 놓고 검토중"시장 성장 시기 앞당길 기회"…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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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코나EV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한 가운데 대규모의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져 향후 활용방안에 이목이 쏠린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콜 대상은 현대자동차가 국내외에 판매한 코나EV 등 약 8만1천여대의 전기차로 오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이는 전기차 역사상 최대 규모로 리콜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배터리 양도 상당하다. 코나 1대당 64kW(킬로와트)의 배터리가 탑재된 점을 감안하면 교체 예정인 총 배터리량은 약 5.2GW(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연간 생산량(120GW)의 약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연스레 사후 처리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이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다른 용도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응용할 수 있는 부문이 다양하지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 적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사업에 나선바 있다.전기차 폐배터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기업들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재정비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reuse)'과 배터리를 분해해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에서 사업 기회를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충전 능력이 70% 안팎을 유지하는 배터리는 ESS로 전환이 충분히 가능한데, 모듈, 셀 단위로 해체할 필요도 없어 추가 비용이 적게 들어 최우선 활용처로 꼽힌다. 최근 전기 자전거·오토바이·킥보드 등 배터리를 통한 이동수단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ESS와 비교하면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 폐배터리 사용은 폭발 등 위험이 있어 세부 기준과 절차 등이 마련되지 않아 시장 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다만 배터리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코나 리콜 사태로 폐배터리 시장의 성장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관련 법 개정과 함께 새로운 수익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정부도 폐배터리를 주목하고 새로운 제품군의 안전성까지 보증하는 기준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각 기업이 신청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활용사업' 3건을 포함해 총 10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2029년까지 8만개의 사용후 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창출한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가치나 성능, 안전성 기준 등을 법률 개정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올해 이후에나 뚜렷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국표원 관계자는 "배터리의 경우 새제품에 대한 인증제도만 있고 중고 제품은 없는 상황"이라며 "폐배터의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 기존 제도만으로는 어려워 새로운 기준을 법안에 담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대기업들은 향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친환경차 보급이 활성화하면서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2025년 113만대, 2030년 30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폐배터리 양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연 평균 18.3%씩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역시 2020년 4700개에 불과했던 전기차 폐배터리가 2030년 8만개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엔바이로스트림과 손잡고 호주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와 손잡고 폐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사업 협력에 나섰다. OCI는 태양광발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재사용배터리를 활용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터리 기업들도 관심을 두고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