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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의 'SGI서울보증 매각 작업' 신중론이 지속되면서, 민간 보험업계의 보증보험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
공자위는 독점사업을 민간에 매각하는 셈이 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일반 보험사들은 서울보증의 공적자금 상환 마감일인 2027년말까지 시장 진출을 기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자위는 서울보증의 매각주관사를 수년째 선정하지 않고 있다.
공자위가 예보의 한화생명 보유지분 관련 매각주관사 선정에 나선 것과 다른 행보다.
공자위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에서 시장동향, 매수자 출연 등의 정보를 공자위에 넘겨주면 공자위원들이 해당 내용을 보고 매각 여부를 판단한다"며 "한화생명의 경우 주식 10%인 공적자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새 매각주관사 물색에 나섰지만, 서울보증은 아직 주관사 선정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증보험 사업을 하는 민간보험사가 서울보증 밖에 없다보니, 매각을 진행할 경우 독점사업을 민간에 매각하는 꼴이 된다"며 "서울보증이 하고 있는 공적인 성격의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선행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관련 구조가 더 고착화되기전, 매각을 통한 시장 개방으로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론 신규 사업자 진입에 따른 상품 다양화로 시장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이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서울보증에는 10조25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국내 보증보험사는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 2곳이 존재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양사가 지불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정부가 해당 금액을 조달해 서울보증을 설립했다.
이후 당국은 자금 회수를 위해 민간 보험사들의 해당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서울보증은 2005년 이후 상환을 시작해 아직 6조원 가량의 상환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보증 순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서울보증은 2016년 61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7년 4600억원, 2018년 4436억원, 2019년 4316억원, 지난해에는 328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서울보증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대한 배당도 수년째 줄어들고 있다. 공적자금 관리 주체인 예보는 서울보증의 수익 배당금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서울보증의 예보 배당성향은 55.7% 였으나, 지난해에는 32%로 줄었다.
예보 관계자는 "서울보증의 당기순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무건정성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배당성향을 크게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보증의 이익규모나 여러가지 제반 환경에 따라 배당성향이 결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증보험은 민간 보험사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며 "매각을 통한 신속한 신규 업체 진입 허용으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