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이후 백신 문제 해결 집중최고 경영진 참여 TF 만들고 진행상황 챙겨모더나 최고 경영진 화상 회의 등 협력 확대 이끌어 내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이번주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며 조기공급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 초도생산물량 243만5000회분이 지난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주부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다. 삼바가 이번에 공급하는 모더나 백신은 4분기 신규 접종과 2차 접종, 고위험군 대상 추가접종(부스터샷)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백신 대량생산체제 조기 구축을 위해 삼성그룹 내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직접 진행상황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공식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후 내부적으로는 백신 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출소 당시 삼바는 모더나와 협력해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은 갖췄지만, 인허가 문제 등의 문제가 있었다. 특히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처음 생산하는 삼바로서는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라는 목표 자체가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당시 국내 백신 상황 등을 고려해 삼성의 기술과 리소스를 집중해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삼바,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 최고 경영진으로 이뤄진 TF 구성이 이뤄졌으며 생산 공급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체크 리스트를 작성, 점검하고 매일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오랜 지인을 통해 모더나 최고 경영진을 소개받는 등 모더나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데에 힘을 쏟았다. 이 부회장과 모더나 최고 경영진은 지난 8월 화상회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며 교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사장단, TF, 생산 현장으로 이어지는 '모더나 백신 생산 협업 체제'가 가동된 뒤 두 달 만에 삼바가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은 당초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졌고, 동시에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제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공급을 협상할 때에도 화이자 회장단과 정부 협상단의 만남을 주선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오랜 기간 교류해온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이 화이자의 사외이사라는 점을 알고, 휴가 중이던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화이자 회장과 백신 총괄사장을 소개받았고 우리 협상단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