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출석…"여야 합의해도 동의안해""물가·국채시장 미칠 영향 살펴야"…文 나설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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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꽃샘 추경(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증액을 주장하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암초로 떠올랐다.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여당 안으로 이번 추경이 진행될 수 있게 협조할 수 있냐"고 묻자 "14조원 규모의 정부안이 국회에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반대 뜻을 내보였다. 홍 부총리는 "정부도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여러 지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면서 "다만 물가나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워낙 지대해 그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민주당은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법인택시 기사 등 200여만명을 지원대상에 추가해야 한다는 태도다. 이럴 경우 추경 규모는 35조원대로 늘어난다.홍 부총리는 야당의 추경 증액 요구에 대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홍 부총리는 국민의힘 추경안과 관련해 "재정여건, 국가경제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추경 규모를 판단했다"면서 "(국민의힘 제안은) 재원에 대해 말씀이 없고 실현 가능성 없는 얘기만 주셨기에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잘라말했다.홍 부총리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집행 초기단계인 1월에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홍 부총리는 여야가 소위 '국회의 시간'을 거치며 추경 증액에 합의해도 이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우 의원이 "여야가 함께 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증액에 대해선 여야 합의에 구속되기보다 행정부 나름대로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정부가 추경 증액을 끝까지 반대한다면 증액은 어려운 셈이다.다만 홍 부총리는 우 의원의 질의에 "저는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고 말해 정치적 해법에 대한 여지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여당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통해 추경 증액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수차례 추경 편성 등의 과정에서 여당과 마찰음을 빚어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막판에 소신을 꺾어 '홍백기' '홍두사미'란 별명을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