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결산 배당 않기로…위기 대응 차원은행계 카드사, 역대급 실적에도 예년 수준 배당금융당국 리스크 관리 위해 배당금 축소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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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카드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배당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지원 대출 등으로 확대된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올해도 배당 자제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어서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배당성향 60% 안팎의 고배당을 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특히 지난해 초 현대카드는 2020년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61.3%에서 57% 수준으로 낮췄지만 총 배당금은 1467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배당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고 가계대출도 급증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올 상반기중 경영상황이 호전되면 중간 배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연간 실적을 발표한 삼성카드는 지난달 말에 보통주 1주당 2300원 수준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20년보다 38.2% 늘어난 551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이 늘어나며 총 배당금은 245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33억원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은 48.2%에서 44.5%로 낮췄다. 삼성카드의 주주는 삼성생명(71.9%), 일반주주(20.2%) 등으로 구성돼 있다.KB국민카드는 올해 보통주 1주당 2718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500억원 늘어난 총 2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3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7.3% 증가했기 때문에 배당성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 뒤 첫 배당을 실시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68.5% 오른 199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총 402억원을 배당금으로 보통주 한 주당 224원의 규모로 배당을 시행한다. 배당성향은 20.1%다.
아직 배당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카드사들은 예년 수준이거나 올해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경우 배당성향 65% 수준을 유지하면서 총배당금으로 3943억원을 지급했다. 롯데카드와 비씨카드가 각각 419억원, 211억원을 지급했다. 하나카드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배당금을 축소하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7개 카드사 및 12개 캐피털사의 리스크담당 임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금융권의 손실흡수 능력 제고 노력이 주요국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대응여력을 차질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의 실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순이익이 두 자릿수 급등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매년 배당 축소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