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대형마트와 갈등16년간14차례 인하 불구 해마다 시끌"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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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업계와 중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 인상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년마다 반복되는 수수료 전쟁에서 카드사와 자영업자 모두 '을'이 되는 '을-을 갈등'이 다시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9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BC·NH농협·롯데·우리·하나카드)는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중대형가맹점에 평균 2.08~2.25% 수준의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상폭은 0.02~0.10%p다.카드사들이 중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인상한 것은 정부가 3년마다 적격비용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우대 가맹점 220만곳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로 인하했다.이같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중소·영세 가맹점은 287만곳 이상으로, 전체 가맹점의 96%에 해당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성 손실을 우려해 중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카드거부' 사태로까지 번진 동네마트의 이익률은 평균 1.5% 수준이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 2% 이상의 요구는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반면 카드업계는 결제부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16년동안 총 14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적정 수수료율이 3년 주기로 조정되지만 정부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영세 가맹점 범위를 확대해 가면서 사실상 매년 수수료를 낮춘 셈이다. 그 결과 지난 2007년에 4.5%였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2% 안팎으로 크게 축소됐다.
카드사들은 중대형가맹점과 수수료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거부 사태까지 번지자 긴장한 모양새다. 아직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도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을-을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수수료 인상 갈등은 수수료율을 재산정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앞서 2018년 한국마트협회를 비롯한 상인단체 20여 개는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를 구성하고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9년엔 현대차가 수수료 인상에 반대하면 신한·삼성·롯데카드의 카드 결제를 거부한 사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최근 출범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 기대를 걸고 있다. TF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TF 오는 10월 말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TF에 소상공인연합회만 포함됐을 뿐 중대형가맹점 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은 결국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며 "TF에서 정책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돼야 하는데 잘 해결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