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구독ON' 1년 만에 서비스 종료경쟁사 대비 '차별화 부족' 원인 꼽혀네이버 정기구독,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시너지 '급성장'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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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시기에 정기구독 모델을 선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며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의 구독ON이 약 1년 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에 접어든 것과 달리 네이버의 정기구독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시너지를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정기구독 플랫폼 구독ON의 서비스 종료 수순에 돌입했다. 아직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확인할 수 있는 상품은 4개뿐이며, 구독 버튼을 눌러도 현재 주문이 불가능한 상품이라는 문구가 노출된다.

    구독사업 총괄 인원의 퇴사 및 카카오가 커머스 부문을 사내독립법인(CIC)로 분리하는 등 사업 개편 과정에서 구독ON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구독ON의 서비스 종료가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의 성장 정체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의 2분기 톡비즈 매출은 453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 전분기 대비 2%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광고형 매출의 증가로 인한 수치일 뿐 거래형 매출은 감소세다.

    카카오의 2분기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약 2710억 원으로 약 2498억 원으로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2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2분기 톡비즈 거래형 매출은 약 1822억 원으로 약 2111억 원을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300억 원가량 줄었다. 톡비즈 거래형 매출에는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커머스 분야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구독ON을 비롯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 개편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구독ON이 기존 타 구독 플랫폼에 비해 차별화가 부족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누적 가입자 800만 명을 돌파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정기구독 이용 시 일반 이용자의 경우 총 2%,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최대 6%의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을 제공한다.

    이 같은 혜택을 바탕으로 정기구독 거래 비중의 월평균 50% 이상이 네이버멤버십 가입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락인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보다 2개월 늦은 지난해 8월부터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론칭 6개월 만에 판매자 333%, 누적 이용자 515%, 론칭월 대비 정기구독 신청 건수 450%, 정기구독 가능한 신규 상품 수 350%가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더보기 탭을 통해 바로 접속이 가능한 ‘접근성’이 강점으로 꼽혔으나, 구독 상품의 차별성 및 혜택 등에서 경쟁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카카오는 구독ON 서비스 종료가 정기구독 사업 철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 측은 “구독ON 종료를 포함해 다양한 방향으로 서비스 개편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 서비스에 구독을 접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