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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주기식 예타면제 사라진다…복지사업 시범사업 거쳐야

SOC·R&D 예타 기준 500억→1000억원 상향경제성 분석 등에 편익 추가… 지역·사업특성 반영시급한 사업은 '신속예타절차' 도입… 기간 4개월 단축

입력 2022-09-13 13:05 | 수정 2022-09-13 13:10

▲ 예타 면제.ⓒ연합뉴스

정부가 선거철 등을 앞두고 선심성·퍼주기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의 면제 요건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규모 복지사업은 시범사업을 진행해 신중하게 검토한다.

사회간접자본(SOC)은 예타대상 기준을 '총사업비 1000억원, 국비 500억원'으로 상향한다. 철도사업은 예타 기간이 2년을 넘지 않게 했다.

정부는 13일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예타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해 예타가 예산낭비를 막는 '재정의문지기'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예타 면제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예타 면제는 앞선 MB(이명박) 정부 때 90건·61조1000억원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94건·25조원으로 줄었다가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149건·120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새 정부는 이번에 예타 면제요건을 구체화했다. 문화재 복원사업의 경우 복원 이외 도로 정비 등 주변 정비사업이 전체 사업의 50% 이상일 때 예타를 면제하지 못하게 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국방 관련 사업은 민간과 겨루거나 수익자부담원칙에 의해 사용료가 부과되는 사업 등 비(非)전력 부문 사업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을 받아야 예타가 면제된다. 다른 국가·국제기구와의 협약·조약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도 대통령 재가나 국회 동의를 받아야 면제 대상이 된다.

재난복구 지원, 시설 안전성 확보 등으로 시급한 사업은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안전문제가 확인돼야 예타를 면제한다. 보건·식품안전 관련 사업도 식품안전기본법상 긴급대응 방안에 포함된 사업만 면제를 적용한다.

선심성 사업과 관련이 많은 지역균형발전 등과 관련한 사업은 사업 규모·사업비 등 세부 산출 근거가 있고 재원 조달, 정책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예타 면제 대상이 된다.

예타 면제 이후 사업관리도 강화한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확대한다. 호화청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공공청사 사업도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전면 시행한다. 또한 국회에 제출하는 예타 면제 사업의 사업비·기대효과 등 관련 자료를 구체화해 국회 심사도 강화한다.

대규모 복지사업은 예타 대상사업 선정 단계에서 시범사업 실시 여부를 검토하도록 절차를 신설한다. 시범사업 평가결과를 토대로 본사업의 예타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

복지사업의 경우 사업계획 보완을 조건으로 예타를 통과시켜주는 '조건부 추진'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해 사업을 '전면 재기획'하는 점수 구간을 확대한다. △경제·사회 환경분석 △사업설계 적정성 △비용-효과성 분석 중 2개 영역 이상 70점 미만으로 돼 있는 '전면 재기획'의 점수 구간을 2개 영역 이상 75점 미만으로 확대함으로써 조건부 추진의 남용을 막는다.

평가항목별 가중치도 조정한다. 경제·사회 환경 분석, 비용-효과성 분석은 가중치를 각각 90점으로 내리고 대신 사업설계 적정성을 120점으로 높인다.

▲ 예타 평가시 추가 발굴 편익(안).ⓒ기재부

정부는 예타에 보통 1년 이상이 걸려 시급한 사업 추진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신속예타절차'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예타 대상선정과 조사기간을 4개월 단축한다는 복안이다.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사업 중 구체적 사업계획이 수립돼 있고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의결된 사업은 신속예타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일반 예타 사업도 총 조사기간이 최대 1년6개월, 철도 사업은 2년을 넘지 않게 제한한다.

'총사업비 500억원, 국비 300억원'으로 23년간 고수해온 예타대상 기준은 SOC와 연구·개발(R&D) 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1000억원, 국비 500억원'으로 상향한다.

예타 통과 여부를 가르는 경제성(B/C) 분석도 개선한다. 도로·철도의 경우 기존 운행비용·통행시간·환경비용 절감 등의 편익에 더해 통행 쾌적성 향상, 수질오염개선 등의 편익을 추가한다. 항만은 내륙운송비용 절감편익 등에 항만배후단지 편익 등을 추가한다.

일자리 효과·생활여건 영향 등을 평가하는 정책성 분석은 사업 특성에 맞게 부처가 제시하는 사업특화 항목을 협의를 거쳐 선정한다.

지역균형발전 분석은 지역·사업별 특성이 반영되도록 개선한다. 각 부처에서 균형발전과 관련한 지표를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게 해 해당 사업의 실질적인 지역낙후도 개선효과를 평가할 수 있게 했다.

정부는 예타 개편을 위한 법령·지침 개정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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