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외 불확실성 지속대한상의 "올해 소매 시장 1.8% 성장 그쳐"백화점·대형마트 출점보다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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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실적에서 선방했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으며 쿠팡은 최대 매출에 이어 흑자까지 달성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기대와 보복소비 심리 강화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올해는 낙관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당장 원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치솟고 있다.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소매 시장은 전년 대비 1.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성장률 전망치(2.5%) 보다 낮다. 실제 내년 소매시장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44.7%가 긍정적 평가를, 55.3%는 부정적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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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태별로는 온라인 쇼핑과 백화점, 편의점 등은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침체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온라인 쇼핑은 내년도 4.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백화점은 4.2%로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나타냈다. 편의점 성장률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편의점 간 경쟁 심화 등으로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각각 0.8%와 0.1% 역성장할 것으로 우려됐다.대한상의는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올해에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면서 "업계가 소매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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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 강화로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전략으로는 비용절감(31.3%)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온라인사업 강화(17.3%), 점포 리뉴얼(16.7%),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11.3%) 등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백화점·대형마트업계는 올해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가운데 막대한 투자와 인·허가가 필요한 신규점포 출점보다 기존 매장을 새롭게 단장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주력 점포인 본점과 잠실점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경기점과 센텀시티점 재단장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점포를 더현대 브랜드로 교체 중이다.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 재단장을 시작으로 12월 서산점까지 36개 점포를 넥스트 이마트로 리뉴얼했다. 홈플러스도 미래형 대형마트 모델인 구축에 나섰다. 지난달 대구성서점을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으로 교체했다.이커머스업계는 외형 확장과 수익성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쿠팡은 지난해 즉시배송을 하는 퀵커머스 형태로 일본과 대만에 진출했다. 티몬을 인수한 글로벌 해외 직구기업 큐텐은 인터파크 쇼핑 부문 인수에 나선다. 컬리는 최근 화장품 판매몰 뷰티컬리를 오픈하는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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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대상, 오리온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는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의료 등 신소재 사업 등에 눈독 들이고 있다. 다양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해당 분야의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는 등 투자에 나섰다.
해외 사업에서 경쟁력도 강화한다. 대상은 지난해 말 폴란드에 유럽 김치 전초기지 착공에 돌입했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 말 자회사 편입한 익산 공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심은 미국 2공장과 중국 청도신공장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해외사업부문 지원 조직도 재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