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에 稅혜택… 대·중견 8%→15%, 중기 16%→25% 공제율 상향올해 증가분 포함시 최대 25%·35%… 과감한 투자유인, 도약 발판 마련법 개정 필요, 민주당 반대 불 보듯… 법인세 인하 2라운드 벌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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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후퇴 경고등이 켜진 올해 수출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세액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2026년까지 6조5000억원쯤의 세수 감소를 무릅쓰고 공격적인 투자 유인에 나선 것이다.최대 걸림돌은 거야(巨野)다.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재벌 감세'라며 맹목적으로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이 투자 유도를 위한 고육지책에 또다시 딴지를 걸 공산이 적잖다.◇대기업 공제율 2배쯤 상향… 1조 투자시 1500억 감면정부는 3일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내놨다. 대기업 공제율을 기존보다 2배쯤 파격적으로 올린 게 골자다.대·중견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기존 8%에서 15%, 중소기업에 대해선 16%에서 25%로 각각 상향했다.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의 세액공제 수준을 기존 중기 수준으로 올렸다.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시설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는 세금 감면액이 800억원 수준이지만, 지원안대로라면 거의 2배에 육박하는 1500억원의 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특히 정부는 직전 3년 평균치를 웃도는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해선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와 상관없이 10%의 추가 세액공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일반 시설투자와 신성장·원천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투자증가분 세액공제율은 3%, 국가전략기술의 경우 4%를 각각 적용했다. 올해 경기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혹한기'에 접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넘어 더 높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4.4% 증가에서 올해 마이너스(-)4.1%로 급락할 거로 예측했다.정부안은 올해 대기업이 전략적으로 반도체 등 첨단 신규 사업에 투자할 경우 최고 25%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멍석을 깔아준 셈이다.중기도 마찬가지다. 25%로 올린 공제율에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감면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최고 35%에 달하는 세금 감면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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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포기 '고육책'… 野 '부자감세' 재연될라여야는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 등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기존 6%에서 8%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을 20%, 중견기업과 중기는 각각 25%와 30%로 확대한다던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의 제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은 국가 안보의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기술로, 반도체특위에서 제안한 세제지원안이 (여야 간에)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는) 세제지원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정부가 관련 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지 11일 만에 추가 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올해 경기 전망이 어두운 데다 경기가 가라앉을수록 과감한 투자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정부의 감세 혜택 확대는 일종의 고육지계다. 미래의 전략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수조 원에 달하는 세수를 포기해야 한다. 정부안에 따르면 세액공제율 추가 상향으로 말미암아 내년 세수는 3조6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5년과 이듬해에도 연간 세수가 1조3700억원씩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3년간 6조4900억원의 세수가 덜 걷힌다는 계산이다.정부는 관련 법 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개정안을 이달 중으로 마련하고 올해 1월1일 투자분부터 소급 적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문제는 야당이다. 정부안은 애초 국회 논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했던 1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가 세액공제율 상향을 법인세 인하와 연계하는 듯한 모양새도 거야의 몽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야당과의 합의를 깬 것 아니냐는 질문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3%포인트(p) 내리는 방안을 국회에 가져갔지만, 논의 과정에서 1%p에 그쳤다"면서 "법인세에서 (정부) 의도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게 됐다"고 답했다.지난해 예산 국회에서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를 '초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반대하는 데 당의 화력을 집중했다. 이번 정부안을 두고도 법인세 인하 저지의 연장선에서 반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