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운반선 770→750척… 테슬라 운송비 뻥튀기에 中으로 물량 쏠려중견 車제조사들 '울상'… 르노 月1000대·쌍용 3000대 선적 못해 발 동동극동아시아~유럽항로 컨테이너선 일부 선복량 車대체 수출용으로 할당운반선 추가 확보도 추진… 해진공, 지분투자·한국형 선주사업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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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용 운반선(PCTC) 부족으로 중견 자동차업계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자 해양수산부가 컨테이너선에 자동차를 실어 보내는 방책을 내놨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물류난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해수부는 오는 27일 오후 4시 한국해운협회에서 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 등 중견 자동차업계와 국적 자동차선사,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현대글로비스,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물류 애로 해소 방안을 논의한다고 26일 밝혔다.해수부 설명으로는 최근 극동발 자동차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인 자동차운반선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자동차운반선은 대표적인 특수선종이다. 소수의 선사가 제한적으로 운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운송이 줄어들 거로 예상한 글로벌 선사들이 신조 발주를 자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운반선 수는 팬데믹 이전 770척에서 현재 750척쯤으로 감소한 상태다.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운반선 부족으로 물류난이 발생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 전기차를 운송하려고 운임을 3배쯤 높게 부르자 운반선들이 다 중국으로 몰려가면서 운반선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선료도 대폭 뛰었다. 해운협회에 따르면 선박 1척당 6500대까지 실을 수 있는 카캐리어 선박 용선료는 지난해 12월 기준 11만 달러로 1년 전 3만5000달러보다 214%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3배쯤 급등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물류난 부담은 전용 선사 없이 외국선사 의존도가 높은 중견 자동차업계가 더욱 크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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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해수부는 차량을 자동차운반선 대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컨테이너를 이용해 수출하는 대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물류난이 극심한 극동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유럽에 들르는 선사의 컨테이너선 일부 선복량을 자동차 대체 수출용으로 할당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컨테이너 수출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자동차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자동차 컨테이너의 항만 내 반입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병행한다.자동차 선·화주 간 상생도 유도한다. 선·화주협의회를 주기적으로 열어 선복 상황을 점검하고 국적선사의 여유 선복량이 국내 업체에 최대한 배정될 수 있게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또한 수출입 자동차화물의 연안운송 허용범위를 포항항까지 확대한다. 인천항, 평택·당진항 등의 야적장이 포화하면 포항항을 활용할 수 있게 돼 화물 관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허만욱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르노와 쌍용은 그동안 수출 물량이 고정적이지 않다 보니 장기운송계약을 맺지 못해 선복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월 최대 1000대쯤을 추가로 선적해야 하는 쌍용차는 이미 일부 물량을 컨테이너로 대체 수송하고 있다. 르노도 월 3000대쯤의 수출 물량을 컨테이너로 대체해야 하는데 충분히 수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해수부는 선복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도 나선다. 해양진흥공사의 정책금융 등을 통해 국적선사의 자동차운반선 추가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분투자 또는 한국형 선주사업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확보된 자동차운반선은 선복량 일부를 국내 중견 자동차 화주에 할당할 생각이다.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동차 수출애로가 해결될 때까지 해운협회,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비상대책반을 꾸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제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